KB자산운용이 연금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고른 성적을 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삼성자산운용의 실적을 제치는 쾌거를 이뤘고 올해도 기존 강점에 힘을 더하면서 가상자산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도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다.
28일 KB자산운용 안팎에 따르면 이 사장은 퇴직 이후 자산운용 상품에 대한 관심이 늘어가고 있다고 판단해 연금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하고 상품을 늘리면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의 타겟데이트펀드(TDF), 타겟인컴펀드(TIF), 타겟리턴펀드(TRF) 등 '연금삼총사'의 순자산은 2021년 11월 기준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2020년 말 3340억 원에서 3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이 사장은 연금시장 못지 않게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매섭게 진격했다. 2020년 말 6.5% 수준이던 상장지수펀드 시장 점유율을 8%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 사장이 당초 내건 10%대 달성이라는 목표는 이루지 못했지만 공격적으로 수수료를 인하하면서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강 구도를 깨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2월 초에는 KB스타 ETF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등 고객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B자산운용은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면서 2021년 영업이익 1079억 원, 순이익 799억 원을 거뒀다. 순이익 573억 원을 거뒀던 2020년과 비교해 순이익을 40% 가까이 늘렸다.
이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향후 가상자산이 제도권에 들어올 경우를 대비하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상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21일 상품, 준법, 리스크, 전략 등 9개 부서 팀장급 인력이 주축이 되는 태스크포스(TF) 조직 '디지털자산운용 준비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준비위원회는 가상화폐 인덱스 펀드, 전통 자산과의 낮은 상관계수를 활용한 자산배분펀드, 해외 가상자산을 활용한 원금보장 추구형 상품 개발 등을 검토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연말인사 때 유임된 계열사 사장 5인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조재민 대표와 각자대표체제를 이뤄 KB자산운용을 경영하다가 2021년부터는 단독대표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
각자대표로 있던 조재민 대표는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올해부터는 치열한 경쟁 금융지주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자산운용사를 두사람이 각각 이끌게 되면서 둘사이 경쟁에도 관심이 모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