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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같이 갑시다'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삼성전자와 간다

조장우 기자 jjw@businesspost.co.kr 2022-02-11 14: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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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같이 갑시다'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삼성전자와 간다
▲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가 삼성전자의 북미지역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고위임원으로 활약한다.

리퍼트 전 대사는 과거 오바마 정부 시절 주한 미국대사로 활동하면서 한국 기업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지녔을 뿐만 아니라 남다른 한국 사랑을 보여준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리퍼트 전 대사가 오바마 전 대통령과 같은 민주당 출신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와 삼성전자의 소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 마크 리퍼트, 엄중한 한미 반도체 교역 상황에서 삼성전자 대미 소통 맡아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자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노리면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에 영업기밀 제출을 요구하는 등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어 어느 때보다 미국 정부와 소통이 중요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예산과 세제지원을 통해 외국 반도체 회사들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투자를 유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최근 있었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향한 반도체 생산·매출 자료 요구가 대표적 압박 사례로 꼽힌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기업에 제품 리드타임과 재고량, 부문별 매출 등 민감한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전자가 리퍼트 대사를 영입한 것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 정부와 소통창구를 넓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시설투자액의 40%를 세재혜택으로 돌려주는 반도체 지원법도 준비하고 있는데 이 대목에 미국 우선주의가 반영될 수 있어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반도체 관련 기업들도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지점으로 꼽힌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는 미국이 반도체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데 있어 자국기업을 우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겔싱어는 최근 다큐멘터리 뉴스 ‘악시오스 온 HBO’에 출현해 “이름이 무엇이든지 간에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미국 반도체 시장과 정책적 상황이 엄중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현지 정책상황에 밝은 리퍼트 전 대사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퍼트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재임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현 대통령과 함께 오바마 정부 일원 가운데 한 사람으로 주한 미국대사를 맡은 이력이 있다. 미국 정부와 원활하게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는 주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인 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리퍼트 전 대사를 통해 미국 정부를 향한 연락 채널을 다변화함으로써 미국 반도체 산업정책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Who] '같이 갑시다'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 삼성전자와 간다
▲ 마크 리퍼트 전 대사의 자녀 세준 세희씨 모습. <리퍼트 전 대사 트위터 갈무리>
◆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 보여 준 마크 리퍼트

“같이 갑시다.” 리퍼트 전 대사가 주한 미국대사를 맡고 있을 때 2015년 3월 강연회에서 흉기 피습을 당한 뒤 한미동맹을 염려해 했던 말이다.

리퍼트 전 대사는 얼굴에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의연하게 대처했고 한미동맹의 '상징구호'가 된 이 말로 화제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본인의 아들과 딸 이름을 한국식으로 세준과 세희로 짓고 2017년 미국대사를 그만 둔 뒤에도 미국에 있는 한국문화원에서 한국어를 배워 자녀들에게 가르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설 명절에는 한복을 입은 자녀들이 세배를 올리는 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한국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글로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어흥! 호랑이의 해 2022년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세준 세희 한복입는 거 정말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한국 야구리그(KBO)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 보여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트위터 계정에는 아직도 ‘KBO 광팬’이라는 프로필 소개 글이 있을 정도다.

그의 남다른 한국사랑은 미국 반도체 업계가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을 견제하는 상황에서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리퍼트 전 대사의 직급 등 구체적 인사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 Who Is 마크 리퍼트?

리퍼트 전 대사는 1973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미국 해군 정보장교를 지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2005년 당시 보좌관을 맡았고 오바마 정부 때에는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 등을 역임했다.

또한 2014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는 주한 미국대사를 지냈다. 

2017년 주한 미국대사를 그만둔 뒤 미국 보잉의 해외 대관 담당 부사장과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 등을 맡았다. 2020년 6월부터 최근까지 구글의 유튜브에서 아시아 태평양의 대정부 정책 업무를 총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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