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2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이 사면에서 제외된 이유를 놓고 "사안이 좀 다르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국민 정서도 감안이 됐고 건강문제도 조금 다르다"며 "범죄의 어떤 양태같은 것 등 여러가지가 고려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법무부의 사면발표 이후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한 입장문에서 "박 전 대통령은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이번 사면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두 전직 대통령의 건강 상황이 큰 차이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1월22일 서울시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해 정형외과,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고 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국민들의 태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의) 대전제는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야권은 정치적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에서 빠졌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두 전직 대통령을 또 갈라치기 사면해서 반대 진영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참으로 교활한 술책"이라며 "반간계로 야당 후보를 선택하고 또 다른 이간계로 야당 대선 전선을 갈라치기 하는 수법은 가히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거기에 놀아나는 우리가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근들도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비서실, 참모 일동은 입장문을 내 "문재인 대통령의 사면을 보고 참담한 심정이다"며 "우리는 이번 사면이 그 시기와 내용 모두 국민화합이 아니라 정략적 차원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두 전임 대통령을 임기 내내 구속했다가 대선을 눈앞에 두고 그 가운데 한 명만 사면했다"며 "사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에서 제외시킨 것은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사법처리가 정치 보복이었음을 다시 확인하게 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친이명박계 출신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 분열 및 향후 임기말 삼일절 특사에서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함께 사면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라고 해석했다.
권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 분(박근혜)만 사면한 것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야권 분열을 노린 술수가 숨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의 마지막 사면은 김 전 지사인데 형이 확정된 지도 얼마 안 된 김 전 지사만 사면했을 때 정치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 전 대통령을 남겨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