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준호 기자 junokong@businesspost.co.kr2021-12-06 15:3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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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풋옵션 가격산정에 관여한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들에 대한 조사를 다시 진행해야한다고 공인회계사회에 요구했다.
교보생명은 6일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소속 변호사와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철저한 진상 재조사와 위법행위에 상응하는 징계조치를 취해 줄 것을 공인회계사회에 재차 요청한다"고 밝혔다.
▲ 교보생명 본사.
앞서 교보생명은 2월 공인회계사회에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에 대한 진상 조사와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근 공인회계사회 윤리조사심위원회는 '조치 없음' 의견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교보생명은 공인회계사회의 이런 결정이 절차상, 내용상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공인회계사회는 2월 진정을 받은 직후 '관련 사건에 대해 법원의 소송이 진행 중인 경우 민원을 접수∙처리할 수 없다'며 소송이 종료된 뒤 증빙자료를 첨부해 다시 민원을 제기하라고 회신했다.
공인회계사회는 그 이후 공식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가 8월 말경 윤리조사심의위원 개인명의의 이메일로 검찰과 교보생명에 비공식적으로 간단한 질의내용을 보냈고 이후 10여 일 만에 '조치 없음'을 통보했다.
소송 중 사건처리가 불가능하다던 입장을 번복하고 짦은 시간내에 결론을 냈다는 것이 교보생명 측 주장이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은 부실한 조사과정과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풋옵션 가격산정 문제와 관련해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이메일 증거 등은 244건에 이른다.
이메일 증거 안에는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의 공모 등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이 증거들이 공인회계사회에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더해 교보생명은 검찰 역시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패싱'(검찰의 의견을 건너 뛴 결정)을 언급하며 "검찰이 공인회계사회의 판단에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교보생명에 따르면 1일 열린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공인회계사법 위반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담당검사는 "공인회계사회가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식적인 자료제출 요청이 없었고 매우 짧은 시간 동안 심리를 진행하는 등 '조치 없음'에 대한 근거가 미흡하다고 생각한다"며 "사건을 기소한 검사의 의견을 배제한 채 진행된 징계절차가 어떤 근거와 자료를 통해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재판부는 검사가 신청한 공인회계사회에 대한 문서제출 명령 등을 인용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전문가적 자존심을 지키며 묵묵히 일하는 선량한 공인회계사들을 위해서라도 형사재판에 회부돼 명예를 실추시킨 안진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들의 위법행위는 철저히 조사돼야 한다"며 "위법행위가 있다면 응당 이에 상응하는 엄정한 징계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