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후보가 광주-봉하 일정을 시작으로 외연확장의 시동을 걸었으며 이런 행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후보는 진보진영의 성지라 불리는 곳들을 연이어 방문하는 일정으로 외연 확장의 시동을 걸었다.
그는 9일 서울 4·19민주묘역을 참배하고 10일에는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찾았다.
다음날인 11일에는 목포 김대중 노벨평화상 기념관 방문에 이어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10~20%에 이르는 것으로 여겨지는 부동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보수층 기반을 다지는 것 이상으로 중도로 외연확장을 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 각각의 핵심 지지층 30%가량은 각종 리스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볼 때 나머지인 부동층을 잡는 것이 대선의 향방을 가를 수밖에 없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부동층은 2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 합동 11월 2주차(8~10일 조사)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지지후보를 묻는 질문에 '없음·모름·무응답'은 17%로 집계됐다. 1주일 전 같은 조사에서는 20%였다.
한국갤럽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8~9일 조사)에서는 부동층 비율이 13.6%로 나타났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사과' 논란 등으로 호남 민심에 상처를 줬을 뿐 아니라 중도확장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이번에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첫 지방방문 일정으로 5.18 민주묘지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도 전두환 옹호발언을 사과하는 동시에 호남을 비롯해 부동층에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윤 후보가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꾸준하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호남지역을 비롯해 부동층을 지지율을 높일 수도 있다.
아직 윤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받은 득표율을 넘어서고 있다. 지지율과 득표율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는 이야기다.
리얼미터가 8일과 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13%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8~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15%,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5~6일 조사에서는 16.6%로 집계됐다.
2012년 대선 박 전 대통령의 득표율은 광주 7.76% 전남 10.00%, 전북 13.22%였다. 이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에서 광주 8.59%, 전남 9.22%, 전북 9.04%의 표를 얻었다. 홍준표 의원의 2017년 대선 호남지역 득표율은 1.55~3.34%였다.
윤 후보는 호남과 영남을 차례로 방문하며 부동층 공략에 나섰지만 당장 효과를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일단은 부정적 반응이 많아 보인다.
5·18 기념재단과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등 5월 3단체는 윤 후보의 방문 당일(10일) 입장문을 내 "지극히 실망스럽다 도대체 사과를 왜 하는지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만나지 못한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이재명 후보는 봉하마을 방문 때 권 여사와 만나 40여 분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국민의힘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후보가 전두환 옹호발언을 사과한 것과 관련해 "사과한 형식은 아주 적절했다"며 "모든 분들이 만족하는 건 아니겠지만 후보가 지속적 노력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용된 각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