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상선뿐 아니라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도 달성할까?

정 사장은 상선부문에서 많은 수주에 성공했는데 과거 강점을 보였던 해양플랜트 일감도 확보한다면 삼성중공업 경영 정상화에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
 
삼성중공업 올해 해양플랜트 목표 달성하나, 정진택 조기 정상화 지렛대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11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해양플랜트 2건의 수주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네덜란드 에너지회사 로열더치쉘이 발주하는 나이지리아 봉가 사우스웨스트(Bongga SouthWest) 프로젝트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와 프랑스 국영석유회사 토탈에너지스가 발주한 미국 노스플랫(North Platte) 프로젝트의 부유식 해양생산설비(FPU) 1기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두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해양부문 수주목표 20억 달러 달성을 노리고 있다.

두 프로젝트 모두 계약자 선정이 코로나19로 1년 이상 미뤄져 왔지만 올해 안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조선업계에서는 2건 모두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나온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자원개발사업에 필요한 설비 일부 제작과정을 현지인력을 통해 진행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현지 심해물류기업 라돌(LADOL)과 함께 만든 합자조선소를 보유하고 있어 수주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된다. 

또 나이지리아에서 2013년 에지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를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경험도 있다.

미국 노스플랫 프로젝트도 삼성중공업이 오랫동안 사업을 따내기 위해 공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진다.

정진택 사장은 임기 첫해인 2021년 초 전체 수주목표(78억 달러)의 41%에 이르는 32억 달러를 해양부문 수주목표로 삼으며 해양플랜트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3사 가운데 전체 사업 비중에서 과거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 연간 수주의 60%가량을 해양플랜트로 채웠을 정도다.

정 사장은 내년에도 최소 2건의 해양플랜트 수주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며 누적 적자 규모 4조 원가량을 거뒀다.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가 해양플랜트의 건조나 인도일정 지연과 관련한 일회성비용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 사장이 해양플랜트에 공격적으로 나선 배경에는 국제유가 상승과 사업구조 다변화가 있다.

일반적으로 해양플랜트사업의 손익분기점은 국제유가 50~60달러 선으로 여겨진다.

국제유가는 최근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서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는 데다 당분간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뒤 과거처럼 시황이 둔화해 손실을 볼 여지가 크게 적어진 셈이다.

또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는 업황을 많이 타는 특성을 보인다. 업황 변동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1기 건조가격이 10억 달러에 이르는 해양플랜트 일감 확보가 중요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조선사에는 선박 건조에 쓰는 관련 기술을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가 꼭 필요한 일감”이라며 “유가도 받쳐주고 있어 삼성중공업이 장점을 살려 해양플랜트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사장은 올해 상선부문 수주 호조를 보고 5월 해양부문 수주목표를 2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대신 상선부문 수주목표는 46억 달러에서 71억 달러로 높였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만 상선부문에서 51억 달러를 수주해 기존 목표(46억 달러)를 넘어섰다.

정 사장이 올해 전체로 봤을 때 일감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해양플랜트 수주목표를 낮추며 안정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1~10월 상선부문에서만 112억 달러에 이르는 규모를 수주했다.

정 사장은 2014년부터 3년 넘게 삼성중공업 리스크관리(R&M) 팀장을 지내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리스크관리팀은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낮은 일감을 선별하는 조직으로 정 사장은 이때 얻은 역량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2023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삼고 있다. 상선부문 수주에 해양부문 수주까지 더한다면 경영 정상화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 계열사인 주요 주주들의 참여와 함께 유상증자에서 1조2825억 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 가운데 7825억 원을 운영자금으로, 5천억 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활용한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11월19일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업황이 호조를 보이면서 향후 실적 개선 기대가 크다”며 “올해 남은 기간에도 예정된 프로젝트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