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현대’ 이름을 걸고 경기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을 따낼까?

2022년 재건축 연한 30년을 채우게 되는 1기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평촌 아파트단지에서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윤 사장은 현대라는 브랜드 자부심을 지닌 주민들이 있는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통해 교두보를 마련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안양 평촌 재건축도 보나, 윤영준 관양 현대아파트는 교두보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8일 경기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현장설명회가 열린다.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은 안양 동안구 관평로 333(관양동) 일대 6만2557㎡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32층 규모의 공동주택 15개 동 1305세대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이다.

관양동 현대아파트 단지는 1985년에 준공돼 904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 단지는 평촌신도시가 건설되기 전 안양 최고의 주거단지로 꼽혔던 곳이다. 교육 및 교통 등 입지조건이 좋고 현대아파트라는 브랜드도 한 몫 했기 때문이다. 주민들도 현대 브랜드를 놓고 자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준 사장은 관양동 현대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통해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평촌 1기신도시 도시정비 수주를 위한 발판을 확보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1기 신도시는(경기 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 1989년 5월 정부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계획을 발표했으며 1992년 입주가 끝났다.

분당에는 9만6천 세대, 일산 6만9천 세대, 평촌과 산본 각각 4만2천 세대, 중동 4만1400세대 등의 아파트가 들어섰다. 

2022년에 준공 30년 차를 맞아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평촌 목련2·3단지가 리모델링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관양동 현대아파트는 원조 논란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재건축사업이 추진되면서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두 회사 가운데 누가 이 아파트 단지를 지었는지 두 회사 사이 기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사업의 수주를 놓고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2파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1976년 주택부문사업을 위해 설립한 한국도시개발이 관양동 현대아파트를 지었기 때문에 이 단지를 지은 건설사라고 주장했다. 한국도시개발은 현대건설 주택사업부를 전신으로 1976년 설립되어 압구정 현대아파트 4~14차 개발을 주도했다.

이번 재건축도 현대건설이 해야 현대라는 이름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에서는 현대건설과 한국도시개발은 현대그룹 안에서 별개 법인이었으며 대표이사도 따로 있었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관양동 현대아파트를 지은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이 1986년 합병해 탄생한 회사로 법인등록번호도 그대로 물려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원조 논란을 두고 판정승을 거뒀다는 시선이 많다. 관양동 현대아파트의 건축물 대장을 보면 건축주는 HDC현대산업개발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윤영준 사장은 1987년에 현대건설에 입사해 34년 일한 정통 ‘현대건설맨’이다. 

주택사업 본부장 시절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주택 브랜드 관리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 대표이사에 오른 만큼 현대라는 이름을 두고 논쟁이 있었던 재건축사업지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설명회는 일반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뒤에 조합은 12월24일 입찰을 마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입찰보증금 200억 원을 입찰마감 전까지 납부해야 하며 현장설명회에 참석해 조합이 제공한 입찰안내서를 수령해야 한다. 컨소시엄은 불가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은 과거 누가 관양동 현대아파트를 지었는지 등 원조를 따지기보다 현재 브랜드 및 미래가치에 더욱 관심을 보일 것이다”며 “현대라는 이름을 걸고 최고의 제안을 통해 수주에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주관사로서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앞서 6일 대구 동구43구역 재개발(1944세대)을 수주하면서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4천억 원을 달성했다.

공사비는 4830억 원이며 현대건설이 지분 55%를 쥐고 있어 공사비 2657억 원을 확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