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유통자회사 4곳 노조, 농협하나로유통 빠진 통합에 거세게 반발

▲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등 농협 유통자회사 4곳의 노조연대 관계자들이 8월20일 서울시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농협 유통노동자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농협중앙회 유통자회사 통합 추진을 놓고 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유통자회사 4곳 노조는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통합 추진에 반발하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일 농업계 안팎에 따르면 농협의 숙원인 유통자회사 통합이 난항을 겪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유통자회사 통합안을 놓고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의 노조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협은 농협경제지주 아래 농협하나로유통,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5곳을 독립법인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하나로유통을 제외한 나머지 4곳의 유통자회사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농협대전유통 등 4곳의 노조연대는 이날 서울시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농협 유통노동자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었다. 

정대훈 농협유통노조 위원장은 이자리에서 "농협중앙회가 급변하는 유통환경에서 판매장에 적자를 만들고 반쪽통합을 추진하면서 노동자들에게 싸움을 걸었다"며 "판매자 수수료만 착취하고 우리 조합원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유통자회사 노조연대는 농협중앙회가 하나로유통을 제외한 유통자회사 통합을 강행한다면 9월6일부터 총파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농협의 유통자회사 통합은 2016년부터 추진됐지만 조직 통합에 따른 중복인력 재배치 문제와 각 유통자회사마다 다른 근로조건과 급여 등을 놓고 노조 등이 반발하면서 여러 번 무산됐다.

이성희 회장도 농협 회장 선거 때 유통자회사 통합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통합절차에 속도를 내왔다. 연내 통합법인 출범을 목표로 통합이 가시화 되고 있던 상황에서 노조를 달래지 못하면 통합이 무산되는 과거 사례를 반복할 수 있는 것이다.

농협경제지주는 올해 들어 원활한 통합절차 진행 및 세무문제 해소를 위해 지역농협들이 보유하고 있는 농협충북유통 및 농협대전유통 등의 지분 인수작업을 마쳤다. 5일에는 농협유통, 농협충북유통, 농협대전유통, 농협부산경남유통 등 4곳의 통합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유통자회사 통합은 이 회장의 핵심공약인 농축산물 유통혁신을 위한 퍼즐 가운데 하나다. 

체계적 지휘체계를 갖춘 것이 아니라 5개 유통자회사가 개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다보니 △원가 경쟁력 △구매 △물류 △마케팅 △조직 △업무 프로세스 등에서 중복과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농협중앙회는 유통자회사 통합과 함께 구매사업은 농협경제지주로, 판매사업은 농협하나로유통과 유통자회사 통합법인 업무로 나누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농산물 구매역량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농협경제지주와 농협하나로유통으로 이원화돼있던 도매유통조직을 통합하기도 했다.

반면 유통자회사 4곳의 노조는 농협경제지주가 구매사업을 모두 들고가면 통합법인의 경영사정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구매 사업을 비롯해 농협하나로유통을 포함한 5개 유통자회사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유통자회사들은 구매와 판매 사업을 모두 독자적으로 수행하다가 2000년대 초중반부터 상당수 품목의 구매 사업을 농협경제지주로 이관했다.

현재는 축산 및 수산 도매권을 비롯해 일부 품목의 구매권이 유통자회사에 남아있는데 농협경제지주로 구매권이 모두 넘어간다면 통합법인은 출범 1년차부터 손실 300억 원가량이 발생하고 3년차에는 자본잠식 상태가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하나로유통과 이외에 나머지 4곳을 통합하는 기본 방향성은 변함없다"며 "추석을 앞둔 중요한 시기에 파업까지는 가지 않도록 노조 측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