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진 신한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주춤했던 신한카드 해외사업에서 재도약 기회를 노리고 있다.
베트남 법인은 신한카드 해외사업의 선봉에 서 있는데 지난해 좋은 실적을 내며 성장성을 증명했고 소매금융분야로 사업영역을 더 확대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추고 있다.
4일 신한카드에 따르면 베트남법인에서 자동차금융과 소비재 할부금융 등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계획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신한카드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해외법인에서 신사업 도전에 다소 차질을 겪었지만 최근 들어 시장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남아시장에 진출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지난해 경제활동 위축에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냈고 해외출장과 현지 실사가 어려워져 사업 확대에도 어려움을 겪어 왔다.
반면 신한카드는 현지에서 이미 탄탄한 사업기반을 갖춘 소매금융회사를 인수하며 베트남시장에 진출했기 때문에 코로나19 사태에도 비교적 타격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카드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 법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에서 올린 순이익은 약 227억 원으로 2019년과 비교해 약 24% 증가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가 해외사업 실적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시장을 안정적으로 수성해 실적을 방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임영진 사장은 현재 신용대출 위주로 운영되는 신한베트남파이낸스 사업영역을 할부금융 등 다양한 소매금융 분야로 확장해 외형 성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다양한 해외진출 국가에서 시도했던 사업 다각화 전략과 노하우를 베트남에 적용해 현지 소매금융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강화하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임 사장은 그동안 베트남 외에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미얀마 등 다른 국가에서 자동차금융사업과 중장비 할부금융사업 등에 도전했다.
그러나 미얀마는 군부 쿠데타 사태로 영업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고 인도네시아와 카자흐스탄 등 국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등 외부적 요소가 사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임 사장이 안정적으로 사업기반을 유지하고 있는 베트남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성장전략에 당분간 집중적으로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카드업황이 부진하고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신한카드가 해외사업 실적 비중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다급한 만큼 당장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베트남에 큰 기대를 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이 '하나의 신한' 관점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생명과 신한DS 등 여려 계열사들 사이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신한은행과 베트남 현지 고객을 대상으로 카드발급 등 업무에서 협력하고 있는데 계열사들 사이 협업분야를 확대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특히 신한은행이 현지 지점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영업망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신한카드가 신한은행과 고객 기반을 공유해 영업에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신한카드 베트남법인은 동남아시장에 진출하는 대부분의 한국 금융회사들과 달리 기업고객이 아닌 소매금융 분야 개인고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특징이 있다.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등 계열사도 베트남 소매금융시장 공략을 목표로 두고 있는 만큼 신한카드와 협업할 수 있는 영역은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은행과 연계해 진행하는 카드발급 관련된 사업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일들이 추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