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전 시장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며 정치적 상처를 입었지만 보수진영에 뚜렷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 오세훈 전 서울시장.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 전 시장은 정책연구소 '미래(가칭)'를 설립해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이후 사회를 대비하는 전략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오 전 시장은 이 연구소의 설립목적이 국가의 미래정책을 연구하는 데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미래가 오 전 시장의 대선 공약과 전략을 마련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다음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의제로 떠오를 기본소득도 이 연구소의 핵심 연구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오 전 시장은 '안심소득'이라는 개념을 보수표 기본소득제도로 앞세워 기본소득을 주장하는 다른 정치인들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안심소득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보편적으로 지급하는 기본소득과 구분된다.
오 전 시장은 7일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표로 있는 국회의원 연구단체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서 ‘시대정신’을 주제로 특별강연도 한다.
미래혁신포럼 특강은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 비전을 특강 형태로 공유하는 행사로 대선주자들이 정치철학을 선보이는 자리의 성격이 짙다. 최근 대선 도전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보이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오 전 시장에 앞서 6월 특강을 했다.
오 전 시장이 미래혁신포럼 연사로 특강을 한다는 것은 보수진영에서 아직도 그를 유력 대선주자로 본다는 방증이기도 한 셈이다.
오 전 시장이 20대 총선에 이어 21대 총선에서 거푸 낙선하며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여전히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유는 현재 보수진영에 두드러진 대선주자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론 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18세 이상 성인 2537명의 응답을 받아 6월 22~26일 진행한 다음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를 보면 오 전 시장은 4.4%의 지지를 받았다.
범보수 야권만 놓고 보면 윤석열 검찰총장(10.1%)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을 뿐 홍준표 무소속 의원(5.3%),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4.8%),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3.9%), 원희룡 제주도지사(2.7%), 유승민 전 통합당 의원(2.3%) 등 오 전 시장을 포함해 다른 후보들의 지지율은 모두 5% 안팎으로 비슷했다.
이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가 95%, 신뢰 수준에 ±1.9%p라는 점을 감안하면 윤석열 검찰총장을 제외한 나머지 보수 대선주자는 오차범위 안에서 경합을 벌이고 있다고 해석된다.
이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수의 대선주자로 거명되는 인물 가운데 정치에 아직 발을 들이지 않은 윤 총장이나 이미 대선에 나와봤던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을 제외하면 오 전 시장이나 원희룡 지사 정도가 새로운 얼굴이라고 할 수 있다.
여론조사만을 놓고 보면 보수 대선후보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민선 최연소 서울시장을 지낸 오 전 시장을 향한 기대감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분위기에 발맞춰 오 전 시장도 각종 정치현안을 두고 정부여당에 날을 세우며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놓고 김두관 민주당 의원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사태와 관련해 페이스북에 "시험에 합격했다고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더 임금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이를 두고 오 전 시장은 "김 의원 덕분에 얼치기 좌파의 본색이 민낯을 드러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도 지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 “오 전 시장은 보수 정권이 만든 ‘비정규직의 나라’에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가만히 있었으면 좋겠다”고 반격했다.
이에 오 전 시장은 “비정규직도 공공부문 언저리에 있으면 수혜대상이고 민간기업 범주에 있으면 거의 무대책이라면 공평하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라며 “참 근시안적 정권이고 대책 없는 김두관 의원이다”고 받아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