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주식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을 통한 수익원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저금리, 저성장 추세가 이어져 예금, 주식 등 투자수익에 만족하지 못 하고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상장주식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에 뛰어드는 증권사가 늘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와 불안정한 증시에 더욱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수요는 충분하다”라며 “비상장주식 거래서비스는 거래 수수료 등 수익 창출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2018년 국내 증권사 가운데 최초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자체적으로 비상장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비상장레이더’를 선보였다.
유안타증권은 비상장레이더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비상장 기업의 재무제표 및 투자설명자료를 제공해 투자자들의 편의성을 높였고 전문 컨설턴트의 중개로 안전한 거래가 가능하도록 했다.
그동안 비상장주식 거래는 주로 개인투자자들 사이 거래로 이뤄졌던 만큼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2019년 10월까지 유안타증권의 비상장레이더에서 거래된 비상장주식의 누적 금액은 모두 12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증권은 2019년 10월 핀테크기업 두나무와 손잡고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내놨고 하나금융투자는 코스콤과, KB증권은 오픈트레이드와 협력해 비상장주식 거래서비스 내놓을 계획을 세워뒀다.
다만 비상장주식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도에 비해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주식 특성상 시장규모가 작고 상장결정 등 이슈가 있을 때만 거래가 집중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9년 12월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한국장외주식시장(K-OTC)의 하루 거래 규모는 236억 원에 이르기도 했다.
약학연구개발업체 비보존의 비마약성 진통제 오피란제린 임상 3상 기대감에 거래량이 증가했고 임상 실패 발표 후 매도세가 몰려 다시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으로 파악됐다.
비보존의 임상결과를 향한 기대감이 잦아들자 거래량은 급속도로 감소해 1월 한국장외주식시장(K-OTC) 하루 평균 거래규모는 약 44억 원으로 집계됐다.
비상장주식 거래시장은 성숙도 측면에서는 아직 미흡하지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사들은 규모가 커지고 거래가 활발해지면 그에 따른 추가적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실물경제 위축이 전망되는 만큼 경기부양방책으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와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려는 수요는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를 뜻하는 유니콘기업이 늘고 있는 점 또한 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비상장사가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거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인수합병 대상이 된다면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얻고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유니콘기업 우아한형제들은 약 4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글로벌기업에 합류했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2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와 우아한형제들의 성공사례를 재현하고자 비상장주식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과 고액 투자자들 위주로 이뤄졌던 비상장주식 투자가 플랫폼 확대에 따라 일반투자자들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고 있어 거래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공개 전 단계의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전략인 것은 맞다”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만큼 상장 실패 등 리스크도 높기 때문에 실제 투자에 나설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