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총괄 수석부회장 등 대기업 오너들이 연말 결산배당으로 지난해보다 많은 돈을 손에 쥘 것으로 보인다.
지분 승계를 위한 자금이 필요한데 오너들이 지분을 많이 보유한 계열사들은 배당이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났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
2일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019년 결산배당으로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에서 배당금으로 모두 980억 원을 받는다.
삼성물산 배당금이 653억 원으로 가장 많고 삼성SDS 171억 원, 삼성전자 149억 원 등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삼성전자에서 받는 배당금이 삼성SDS보다 많았다. 이번에 삼성SDS가 주당 배당금을 2천 원에서 2400원으로 올리면서 삼성SDS 배당금이 삼성전자 배당금을 넘어서게 됐다.
다만 이 부회장이 받는 배당은 여전히 부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에서 882억 원, 삼성생명에서 1100억 원, 삼성물산에서 109억 원 등 모두 2094억 원의 배당을 받는다.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함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이 부회장 지분이 더 많은 삼성SDS는 배당금을 올렸고 삼성물산은 배당금을 동결했다. 이 회장 지분이 더 많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은 배당금을 올리지 않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은 현재까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보다 많은 배당금이 확정됐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자동차에서 151억 원, 현대글로비스에서 306억 원, 기아자동차에서 81억 원, 현대오토에버에서 14억 원 등 모두 552억 원을 받게 된다. 반면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에서 548억 원을 받아 정 수석부회장보다 약간 적다.
정 수석부회장 역시 지분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글로비스, 기아자동차, 현대오토에버 등 계열사가 배당을 늘리면서 배당금 수령액이 전년보다 늘어났다. 반면 정몽구 회장이 지분을 더 많이 들고 있는 현대차와 현대제철은 전년과 동일한 배당금을 결정했다.
현대글로비스는 3300원에서 3500원, 기아자동차는 900원에서 1150원, 현대오토에버는 690원에서 710원으로 주당 배당금이 올랐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이 매년 통상 1만2천 원을 결산배당하는 데다 이노션·현대위아 등이 예년 수준의 결산배당을 한다고 해도 정 수석부회장의 배당금은 667억 원으로 정몽구 회장(591억 원)보다 훨씬 많아진다.
다만 현대모비스가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데 결산배당 규모에 따라 부자의 배당총액은 다시 뒤집힐 수 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배당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LG의 배당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는 2019년 서브원 지분 매각, LGCNS 지분 매각 등으로 현금 유입이 증가했다.
LG의 주당 배당금이 전년 2천 원에서 2500원으로 확대되면 구 회장의 배당금은 517억 원에서 647억 원으로 늘어난다.
여기에 LGCNS 배당금을 더하면 구 회장은 650억 원 이상을 배당받을 수 있다. LGCNS는 2018년 주당 480원의 결산배당금을 지급했는데 3년 연속으로 배당금이 올랐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LGCNS 배당금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구 회장은 이미 지분 상속을 마쳤으나 여전히 상속세를 분할납부하고 있다. 5년 동안 연평균 1천억 원을 상회하는 상속세를 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