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과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이 연말 임기 만료를 눈앞에 두면서 인사일정과 연임 여부에 시선이 몰린다.
금융지주 계열사의 대표이사 인사에서 안정이 대세로 떠오르며 두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만 금융감독원의 파생결합펀드(DLF) 제재심의위원회 결과에 따라 변수가 생겨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 정원재 우리카드 대표이사 사장(왼쪽),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 |
23일 우리금융그룹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의 다음 대표이사를 선임하기 위한 우리금융지주의 그룹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아직 열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정 사장이 30일, 조 사장이 27일로 각각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두 사장의 연임이나 후임 선정 등을 위한 작업은 시작되지 않은 것이다.
우리금융그룹 계열사의 대표이사는 그룹임원후보 추천위원회의 후보 선정을 거쳐 계열사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선임된다.
두 사장의 임기 만료가 임박했음에도 절차가 시작되지 않는 것을 놓고 인사가 해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올해 안에 이뤄질 가능성 역시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위한 시간이 촉박하지만 물리적으로 현재 대표이사 임기 안에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며 “그룹임원후보 추천위원회부터 계열사 이사회 의결까지 그룹 내부 절차만으로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올해 안에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가 이뤄진다면 두 사장의 연임이 유력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계열사 대표이사를 대부분 유임하는 결정을 내리는 등 최근 금융권 인사는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는 기조가 뚜렷하다.
저금리, 국제 무역분쟁 등으로 향후 더 어려운 영업환경이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 실적을 낸 대표이사들을 교체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 사장과 조 사장은 각각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에서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낼 것이 유력하다.
우리카드는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948억 원을 냈다.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지난해 3분기 누적보다 순이익이 7% 늘었다.
우리종합금융은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이 358억 원에 이르렀다. 역대 연간 최대 실적을 이미 넘어섰다.
우리금융지주가 앞으로 영업환경 등을 감안해 다른 금융지주처럼 두 사장의 유임을 결정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다만 변수는 금감원이 내년 1월에 열 것으로 보이는 파생결합펀드 제재심의위원회 결과다.
금감원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도 제재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제재심을 준비하고 있다.
손 회장이 중징계를 받아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면 정 사장과 조 사장의 연임도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두 사장 모두 손 회장 임기에 중용된 인사라는 점에서 지주사 회장이 바뀌면 교체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그룹이 계열사 대표이사와 임원 인사 일정을 확정하지 않고 있는 것도 금감원 제재심 결과를 살핀 뒤 인사를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우리은행장에서 물러나게 된다면 두 사장이 계열사 사장보다는 우리은행장을 바라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우리금융그룹의 내부 관계자는 “우리은행장이 공석이 된다면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사장들이 모두 다음 은행장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이뤄지는 금융회사 임원 제재는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경고, 직무 정지, 해임 권고 등이다.
손 회장은 주의적 경고 이하의 제재를 받으면 내년 3월로 끝나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손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연임에 성공하더라도 파생결합펀드 사태에 책임감을 보이는 차원에서 우리은행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는 관측은 금융권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