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14일 서울 태평로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너지저장장치 화재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특수 소화시스템을 추가로 적용하는 안을 발표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삼성SDI는 특수 소화시스템이 소화약품과 열차단재로 구성돼 특정 셀이 발화한다 하더라도 바로 소화하고 인근 셀로 불이 확산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시스템은 미국 국제인증기관인 UL의 최근 강화된 테스트 기준을 만족했다고 덧붙였다.
허은기 삼성SDI 시스템개발팀장 전무는 “모듈 안쪽 셀 사이사이에 열 차단 시트와 특수약품을 놓아서 초기 발화에 특수약품이 자동분사돼 불꽃을 소화시킨다"며 “만약 발화되더라도 열 차단 시트에 막혀 냉각되고 주변 셀 온도는 10~20분 안쪽으로 내려가게 된다”고 원리를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 특수 소화시스템을 신규로 판매되는 배터리에 전면 도입하는 한편 이미 삼성SDI 배터리를 설치해서 운영 중인 국내 모든 사이트에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전담팀을 구성하고 사용가능한 모든 자원을 투입해 최단 기간 내 교체조치를 완료할 계획을 세웠다.
임영호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1000여개 이르는 사이트의 안전조치에 따른 비용은 삼성SDI가 지급할 것”이라며 “교체 비용은 약 1700억~2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사이트를 전면 교체하는데는 약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선행적인 안전조치를 취하게 되면 앞서 일어났던 같은 유형의 화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에너지저장장치의 화재원인과 관계없이 선제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글로벌 리딩업체로서의 책임"이라며 "이번 조치를 계기로 위기에 직면한 국내 에너지저장장치 산업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2017년부터 에너지저장장치에서 26건의 원인미상 화재가 발생했으며 이 중 9개의 사이트가 삼성SDI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삼성SDI는 2018년 말부터 국내 모든 사이트를 대상으로 외부 전기적 충격으로부터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는 등 종합강화대책을 펼쳤고 이 대책을 이달 중으로 마무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