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수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 서비스 등이 발전하는 데 제한이 됐던 유전자정보 관련 규제가 점차 완화되며 최근 유전자 정보 활용의 허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다”며 “아직 초기단계인 유전자검사시장에서 중소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유전자검사시장이 조성되면 마크로젠과 랩지노믹스, EDGC 등의 사업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업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검사서비스 인증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차세대 염기서열분석법(NGS) 기술을 기반으로 유전자검사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차세대 연기서열분석법은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 여부를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확인하는 방식의 분자진단 방법이다. 유전자 해독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마크로젠은 유전자검사 분야와 관련해 정부 지원을 가장 많이 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소비자 직접의뢰 유전자검사와 관련해 시범사업을 진행할 뿐 아니라 규제 샌드박스(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해주는 제도)도 적용받고 있다.
유전자검사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마크로젠은 세계5위의 유전체(지놈) 분석능력과 장비를 지니고 있으며 국내 유전체 분석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전자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가 해결되면 본격적으로 외형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전자검사시장은 분명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랩지노믹스는 국내 최대의 병원 네트워크를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는 유전자검사 전문기업이다.
국내 3천 개 이상의 병원과 200개 이상의 산부인과 전문병원 등으로 구성된 병원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산전 기형아 검사서비스 등 산부인과 분야에 특화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랩지노믹스는 태아부터 소아까지 적용 가능한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생애주기별 맞춤 유전자검사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EDGC(이원다이에그노믹스)는 한국의 진단수탁기관 이원의료재단과 미국의 다이에그노믹스가 합작해 만들어진 유전자검사기업이다.
EDGC도 차세대염기서열분석 기술을 이용해 질병을 진단하는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EDGC는 상당히 많은 생물정보학 분석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외진출을 통해 아시아 유전자분석 서비스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유전자 검사건수가 늘며 실적도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전자 정보의 활용에 관한 규제들은 유전자검사시장이 성장하는 데 제약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가 점차 유전자 정보 활용의 범위를 넓히고 시장 조성에 힘을 기울이며 시장확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유전자 정보를 수집해 환자 맞춤형 신약 등 신의료기술 연구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2029년까지 100만 명 규모의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복지부는 소비자 직접의뢰(DTC) 유전자 검사서비스 인증제 시범사업을 통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검사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9월30일부터 본격적으로 연구 대상 소비자를 모집한 뒤 마크로젠, 랩지노믹스, EDGC 등 12개 연구기관들과 함께 유전자 검사를 거쳐 혈당, 혈압, 탈모, 피부상태 등 웰니스 항목의 연구를 수행한다.
정치권에서도 유전자검사 시장 확대에 필수적 기반으로 꼽히는 바이오 빅데이터 활용 관련 법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보건의료계 출신인 같은 당 윤종필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바이오 빅데이터를 구축해 활용하는 데 필요한 법안을 놓고 홍영표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이미 다 합의한 상태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여야 갈등이 빚어져 논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가 정상화하면 가장 먼저 바이오 빅데이터 관련 법안을 서둘러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