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투자금융(GIB)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일이 더욱 절실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 순이익이 줄었는데 파생결합상품 손실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의 투자상품 관련한 규제가 전반적으로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새 수익원을 더 빨리 키워내야 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하지 않아 이번 사태에서 사실상 ‘무풍지대’로 남아있다.
하지만 사태의 여파가 전반적 투자위축과 규제 강화로 이어진다면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19일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의 대규모 손실 여파가 해당 은행뿐 아니라 계열 증권사와 다른 대형증권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실위험을 안고 있는 상품에 투자자들이 심리적 부담을 느낄 수 있고 금융당국도 원금보장형 상품을 제외한 다른 금융상품 대부분의 판매를 규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모두 중점 추진과제로 앞세우고 있어 투자손실 위험상품과 관련한 규제 강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투자는 특히 상반기 순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부진한 실적을 본 상황에서 파생결합증권(DLS)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상품 판매에도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신한금융투자 상반기 순이익은 1427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약 22% 줄었다. 증시 변동폭이 커지면서 자산관리와 자산운용부문 실적이 크게 줄어든 결과다.
금융감독원 조사결과 상반기 국내 증권사 순이익 총합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7% 늘어나며 사상 최고치를 보인 데 비춰보면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이익 감소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런 상황에서 파생결합증권(DLS)와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요 금융상품에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금융당국 규제까지 강화된다면 신한금융투자의 실적 반등은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김병철 사장이 투자금융사업의 성장속도를 앞당겨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키우는 일이 더 절실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사장은 7월 신한금융투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내놓으면서 글로벌투자금융(GIB)사업을 키우는 조직개편도 실시했다.
성장 전망이 밝은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사업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려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체질 개선작업을 본격화한 것이다.
신한금융지주가 그룹 차원에서 자금을 지원하며 신한금융투자의 투자금융사업 육성에 힘을 실어준 만큼 김 사장은 그에 걸맞는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투자상품시장 위축으로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을 확실한 새 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내는 일은 더욱 다급해졌다.
신한금융투자는 해외주식 기반 투자상품과 부동산 투자상품 등 고객들에게 파생결합증권(DLS)와 주가연계증권(ELS)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실적 방어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안정적 수익 확보와 성장을 담보하려면 김 사장이 육성해온 글로벌투자금융부문에서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투자의 글로벌투자금융부문 상반기 순이익은 50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0.8% 늘었다.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8%에서 35%까지 급증했다.
김 사장이 사업 확장에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쓴 성과가 점차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도 신한금융그룹 차원에서 이뤄지는 협업과 회사의 노력으로 글로벌투자금융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