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보툴리눔톡신제품 ‘나보타’로 탈모 치료 가능성을 찾는다.
전 사장은 미용 분야 뿐만 아니라 치료용으로도 수요가 높은 보툴리눔톡신의 잠재력에 주목해 나보타의 적응증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15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미간주름 적응증으로 국내 허가를 받았던 나보타의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탈모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치료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박병철 단국대병원 피부과 교수는 나보타가 모유두세포에서 형질전환증식인자 ‘TGF-β1’를 억제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박 교수는 탈모의 원인인 DHT 호르몬이 모유두세포에서 TGF-β1를 생성해 머리카락을 빠지게 하는데 보툴리눔톡신인 나보타가 섬유아세포에서 발현하는 TGF-β1를 억제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어 나보타가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았다.
6개월 동안 임상을 진행했는데 3개월까지는 모발의 양이 큰 변화가 없었지만 6개월째에 들어가면서 1㎠당 약 7개의 모발이 증가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를 보였다.
박 교수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후속 연구에서 용량 부분을 추가해 진행할 것”이라며 “남성형 탈모뿐 아니라 여성형 탈모에서 적용 가능성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가 진행하고 있는 연구자 임상은 대웅제약에서 진행하고 있는 상업 임상은 아니지만 임상 결과에 따라 실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는 임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연구다.
박 교수의 임상 진행에 따라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적응증을 탈모로 늘려 탈모 치료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 사장이 나보타의 적응증을 늘리는 데 노력하는 것은 보툴리눔톡신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날로 심화되면서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것이다.
보툴리눔톡신을 보유한 제약사들은 보툴리눔톡신 제품을 개발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적응증을 확대해 수익원을 개척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국적제약사인 엘러간은 1989년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보툴리눔톡신 ‘보톡스’의 허가를 받은 뒤 꾸준히 적응증을 늘려가 현재 14개의 적응증을 확보하고 있다.
전 사장은 현재 나보타의 적응증으로 미간주름과 뇌졸중 후 상지근육경직, 눈가주름, 눈꺼풀경련 등 모두 4개의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사각턱 적응증을 추가하기 위해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전 사장은 아직 의료계의 수요를 충족하지 못한 적응증을 개발하면 치료용 보톨리눔톡신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에서는 미용 목적으로 보툴리눔톡신을 주로 사용하지만 세계시장에서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비중이 약 60%가량이며 성장 잠재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UBS 파마슈티컬 핸드북에 따르면 치료용 보툴리눔톡신시장은 매년 10%대 성장률을 유지하며 2020년 30억 달러(3조4천억 원)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7%대의 미용시장의 연평균 성장률보다 높은 수치다.
박성수 나보타 사업본부장은 “다양한 치료영역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용과 치료 두 가지 영역 모두 충분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