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0일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임기 초반 노조와 관계를 원만하게 풀어가고 있다.
가스공사 노사는 1년을 미룬 단체협약 논의를 진행하게 되는데 변화한 노사관계가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주목받는다.
22일 가스공사에 따르면 가스공사 노사는 8월 이후 단체협약 체결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기존 단협이 작년에 끝나 갱신했어야 하는데 아직 하지 않았다”며 “8월에 노조 대의원대회를 한 뒤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 역시 “단협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현재 기존 단협의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일정을 논의하고 있으며 8월 이후에는 단협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스공사는 2016년 단체협약을 체결한 뒤 갱신하지 않았다. 2018년 새로 단협을 체결했어야 하지만 지난해 사장 공백 등의 영향으로 단협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다.
가스공사 노사는 경영 안정을 위해 올해 안에 단협을 마무리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단협이 1년이나 늦춰진데다 검토할 내용에 비해 남은 기간은 많지 않아 협상을 서둘러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단협은 가스공사 노사가 정립한 새로운 관계의 가늠자로도 여겨진다. 가스공사는 얼마 전 경영진과 노조 집행부가 모두 바뀌었기 때문이다.
5월 노조 집행부선거에서 송규석 노조위원장이 당선됐고 7월 채희봉 사장이 가스공사 사장으로 새로 취임했다.
그동안 가스공사 노사는 갈등을 빚은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 채 사장이 취임하면서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은 향후 단협 진행에 긍정적 신호로 여겨진다.
채 사장은 취임을 앞두고 송규석 노조위원장과 만나 가스산업의 공공성 확보, 가스공사의 역할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이러한 사전 스킨십을 통해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면서 전임자인 정승일 사장 취임 때처럼 노조의 출근저지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10일 열린 취임식에서 채 사장의 바로 옆자리에 송 위원장이 배석하며 가스공사 노사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예고하기도 했다.
채 사장은 취임사에서 “대화와 소통으로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를 만들자”며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를 끝내고 건설적 노사관계를 만들 것”이라고 노조를 향한 전향적 태도를 보였다.
채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노조와 ‘상생협력과 사회적가치 실현을 위한 노사공동협약’도 맺었다. 가스공사 노사가 단체협약 외의 협약을 체결한 것은 2015년 임금피크제 협약 이후 4년 만이다.
그동안 노사 사이 협약은 모두 임금피크제, 탄력적 근로시간제 등 단체협약상 노동조건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채 사장은 이번에 포괄적 사항을 놓고 협약을 맺었다. 특히 국가 에너지정책의 성공정 이행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 등을 담으면서 향후 공기업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한 경영행보에 탄력을 받게 됐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에서 공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강조되고 있다. 채 사장은 현 정부 청와대 산업정책비서관 출신답게 이런 기조를 충실하게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노조와 협약은 큰 힘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가스공사 노조는 경영 자율성 확보와 책임경영 실현,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 인권 존중과 일과 삶의 균형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