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NH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올해 하반기 핵심과제로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선정하고 계열사들의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디지털 전환, 혁신금융 활성화와 더불어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핵심과제로 선정하고 과제 달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찾고 있다”며 “자산관리는 은행의 영업망, 증권사의 자산관리 노하우, 자산운용의 투자상품 공급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부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산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자산관리부문에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트릭스조직은 계열사 사이에 칸막이를 없애고 글로벌, 투자금융, 자산관리, 디지털 등 사업부문별로 부문장을 두고 지주 차원에서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구조다.
이미 다른 금융지주에서 자산관리부문을 매트릭스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원펌(One-Firm) 전략을 취하는 만큼 계열사별로 대응해서는 자산관리부문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NH농협금융지주는 고객자산가치제고협의회 등 협의체를 통해 지주 차원에서 자산관리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협의체는 계열사별 자산관리 전략과 시장상황, 계열사 현안 등을 공유하는 조직인 만큼 계열사들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 자산관리 전략을 실행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투자금융(GIB), 자산관리(PWM), 글로벌, 고유자산운용(GMS), 퇴직연금 등 사업부문에 매트릭스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글로벌, 기업투자금융(CIB), 자산관리 등의 분야에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했으며 우리금융지주도 자산관리, 글로벌, CIB, 디지털 등 4대 핵심 성장동력사업을 지주 차원에서 통합 관리하는 ‘사업총괄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 지주사로서 관제탑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사업 시너지 지원체계 구축, 계열사 자산운용 지원을 위한 역할 재정립 등에 무게를 둔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사에 ‘사업전략부’를 신설하며 사업전략부를 통해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등 핵심사업들을 지주 차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조직개편 역시 매트릭스조직 도입을 염두에 둔 준비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이 자산관리부문에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매트릭스조직 도입에 앞서 내부 공감대를 형성하고 계열사들의 적극적 협력을 이끌어 내야하기 때문이다.
매트릭스조직이 도입되면 지주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계열사에서 꺼릴 수 있다.
지주 안에서 매트릭스조직을 이끌 부문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지주 안 권력관계에 변화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 서로 다른 계열사에 몸담은 직원들이 조직문화 차이 때문에 융화되기 힘들다는 점 등도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에도 김 회장이 자산관리부문에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지만 결국 현실화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 관계자는 “계열사 시너지 강화를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일부 자산관리 고객을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매트릭스조직을 도입할 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