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
다음 여신금융협회장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되면서 누가 회장에 오를지 시선이 몰린다.
'민간 대 관료' 출신 대결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 ‘경험’보다는 ‘힘’ 쪽에 무게추가 기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여신금융협회는 7일 두 번째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어 3명의 최종면접을 진행한 뒤 최종후보를 결정한다.
그 뒤 17일이나 18일에 열릴 총회에서 찬반투표를 거쳐 다음 회장을 확정한다. 사실상 7일 결정되는 최종후보가 다음 회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셈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카드사 7명, 캐피탈사 7명 등 기존 이사회 이사 14명과 감사 1명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됐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장 후보로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유 전 여신금융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 등 3명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카드업계는 사실상
김주현 전 사장과 임유 전 상무의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의 현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 점 역시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업계의 어려움을 금융당국에 전달하고 금융당국을 향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 있는 인물이 오는 게 낫지 않느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주현 전 사장은 행정고시 25회 출신으로 금융위원회에서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그 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지냈고 2016년부터는 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도 맡았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행정고시 동기로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당국과 소통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확실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유 전 상무는 민간출신으로도, 관료출신으로도 분류하기가 다소 모호하다. 양쪽 모두에 몸 담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일리스 등을 거쳐 골든브릿지증권에서 미주법인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임 전 상무는 청와대와 연이 닿아 있고 김 전 사장은 금융위 쪽과 인연이 있는데 아무래도 금융위보다는 청와대 쪽이 한층 무게감 있지 않느냐는 말들이 나온다”고 말했다.
임 전 상무의 의지도 매우 큰 것으로 전해진다. 임 전 상무는 5월 여신금융협회를 방문해 직접 가장 먼저 후보 등록을 마치는 등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친정이라고 할 수 있는 여신업계의 가세가 기우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임 전 상무는 어느 한 쪽 출신으로 규정하기 어려운 만큼 낙하산 논란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이날 여신금융협회장과 관련해 “3명의 압축 후보군이 나온 뒤 지적했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며 “모 후보는 과거 모피아(재정경제부 출신 인사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썩은 동아줄을 활용해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5월 말에도 “관료출신이 회장으로 온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위기의 원인을 제공한 관료들이 이제 와서 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회장 선거에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은 KEB하나은행 본부장과 부행장,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거쳐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하나카드 대표를 지냈다. 최근까지 현직에 몸 담았던 만큼 카드업계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현재 분위기는 정 전 사장에게 그리 유리하지는 않아 보인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정수진 전 사장보다는 나머지 2명의 대결로 압축되는 분위기”라며 “업계에 최근까지 몸담았던 경험이 중요하긴 하지만 여신금융협회의 역할 가운데 대관업무가 매우 중요한 만큼 업계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신금융협회장은 대부분 관료출신이 맡아왔다. 김덕수 현 회장은 KB국민카드 대표를 거쳐 여신금융협회장에 오른 첫 민간출신이다.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 리스·할부금융사, 신기술금융사 등 96곳을 회원으로 두고 있으며 회장 임기는 3년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