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06-04 11: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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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개발한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이 승인된 치료제가 없는 암종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미약품은 5월31일부터 6월4일까지 열린 ‘2019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BRAF, KRAS, N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전이성 고형암에서 벨바라페닙의 항종양 효과를 확인한 임상1상 결과’를 주제로 발표했다고 4일 밝혔다.
▲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
벨바라페닙은 세포 내 신호전달을 매개하는 미토겐활성화 단백질 키나아제 가운데 하나인 RAF, RAS를 억제하는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RAF와 RAS는 각각 3개의 아형(ARAF, BRAF, CRAF / HRAS, KRAS, NRAS)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들에서 변이가 발생하면 암이 유발된다. 특히 BRAF, KRAS, NRAS 돌연변이는 다양한 암 유발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KRAS나 NRAS 돌연변이에 의한 암을 목표(타깃)로 하는 치료제는 없다.
한미약품은 2016년 12월 제넨텍에 벨바라페닙을 기술이전한 뒤에도 벨바라페닙과 MEK저해제 ‘코비메티닙’ 병용임상을 비롯해 추가적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연구를 주도한 김태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가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7개 병원에서 BRAF, KRAS, NRAS 변이를 지닌 고형암 환자 1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를 통해 최대내약 용량에서 안전성 및 항암효과가 확인됐다. 임상연구는 ‘RAFI-101’, ‘RAFI-102’ 2건으로 진행됐다.
RAFI-101 연구에서 전체 환자의 11%, NRAS 변이 환자군의 44%은 부분 관해(치료 뒤 종양의 크기가 작아지거나 암의 진행 정도가 줄어드는 현상)를 보였다.
RAFI-102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의 12%에서 부분 관해가 관찰됐다. 두 연구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약물 관련 이상반응은 여드름성 피부염(37%), 발진·소양감(23%) 등으로 나타났다.
김태원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벨바라페닙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며 ”BRAF, KRAS, NRAS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전이성 고형암 환자에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 사장은 “한미약품은 미충족 수요가 높은 여러 암치료 분야에서 혁신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지속적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을 바탕으로 신규 항암신약을 조속히 상용화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