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이 보툴리눔톡신 ‘나보타’의 미국 수출을 눈앞에 두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로부터 나보타의 균주 정보를 공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전 대표는 예상했던 악재라며 이번 기회에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해 메디톡스와 벌이고 있는 분쟁의 시시비비를 가려 나보타의 미국 진출을 이뤄낸다는 계획을 세웠다.
13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결정한 나보타의 균주를 공개하라는 명령에 성실히 따른다는 방침을 정했다.
메디톡스와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은 올해 2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와 보툴리눔톡신 제조공정이 담긴 기술문서를 절취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에 제소했다.
메디톡스의 제소내용을 검토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는 8일 대웅제약에 나보타의 균주 및 관련 서류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나보타의 균주를 둘러싼 공방은 2016년부터 시작됐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균주를 절취한 의혹을 제기하며 2016년 경찰에 수사 의뢰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국내와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까지도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만 전 사장은 오히려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의 이번 결정을 메디톡스와 분쟁을 완전히 끝내고 나보타의 미국시장 판매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제조방법뿐만 아니라 균주와 관련된 메디톡스의 모든 허위 주장을 입증하고 분쟁을 완전히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톡신 균주는 포자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포자를 형성할 수 있는 나보타의 균주와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검증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메디톡스의 주장이 허위로 판명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가 균주를 분석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대웅제약이 미국에 나보타를 당장 출시하는 것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이르면 5월 안에 미국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웅제약은 다만 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인 앨러간이 대웅제약의 미국시장의 진입을 막기 위해 로비 등을 통해 방해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앨러간은 보툴리눔톡신 제품인 보톡스를 개발한 원조회사로 미국 보툴리눔톡신시장의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미국시장에 출시되면 앨러간의 보톡스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앨러간의 견제가 예상되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나보타는 미국에 출시하기만 하면 초기에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며 점유율을 높여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