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블록체인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삼성SDS 등이 추진하는 기업용 블록체인 솔루션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블록체인산업을 정부 주도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관련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도록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에서도 나오고 있다.
▲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블록체인 진흥 법안을 각각 발의했고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두 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포럼에서 블록체인 규제를 완화하도록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여러 컴퓨터에 분산해 저장하는 기술이다. 중앙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하는 게 아니라 거래 때마다 모든 거래 참여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조할 수 있어 데이터 위조와 변조를 막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정치권의 블록체인 진흥정책 추진에 따라 기업용 블록체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삼성SDS의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SDS는 2017년 4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기업용 플랫폼 ‘넥스레저’를 내놨다.
삼성SDS는 넥스레저를 활용해 16곳의 국내 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도록 하는 은행연합회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올해 안에 상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넥스레저가 인증 및 보안영역을 넘어 금융, 제조, 물류, 공공 등 다양한 산업과 글로벌 영역에 적용되면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선점효과가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삼성SDS는 삼성그룹 안의 블록체인 서비스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사업협력으로 블록체인사업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 성장 기대감이 높다”고 바라봤다.
이밖에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오토에버, LGCNS 등 대기업 계열의 정보기술(IT) 서비스기업들도 기업용 블록체인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어 관련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IT서비스 산업에서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블록체인”이라며 “국내 IT 서비스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핵심 서비스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진흥 법안을 발의한 송희경 의원은 “블록체인은 최상의 신뢰를 기반으로하는 혁신 기술”이라며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혁신을 시도하지만 뒷받침할 제도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 혁신의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산업 진흥과 함께 블록체인이 적용되는 대표적 분야인 가상화폐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병두 의원은 특히 기업공개(IPO)와 비슷한 방식으로 가상화폐를 통해 자금을 모으는 가상화폐공개(ICO)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가상화폐와 관련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월21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한 '혁신금융 추진방향' 브리핑에서 “가상화폐공개 참여자들이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은 사례가 있다”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