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리 기자 yrcho@businesspost.co.kr2019-02-11 16:5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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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가 올해 올레드(OLED)로 체질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중소형 올레드(POLED)사업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과 LG전자 등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폰사업이 부진한 데다 글로벌 스마트폰업황도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어 중소형 올레드부문에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연속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올해 애플 스마트폰사업 전망도 어두워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 패널 공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2018년 4분기에 신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최악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보였다”며 “올해도 폴더블 스마트폰과 5G 스마트폰 관련 대응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화웨이에게 시장 2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를 거의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LCD 패널을 탑재한 아이폰XR 주문량까지 급격히 줄어 올레드 패널 공급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사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우면서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근본 역량을 강화해 전체 매출에서 올레드 비중을 30% 수준까지 높일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다.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 올레드를 기반으로 중소형 올레드사업에서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대형과 중소형 올레드 사업 모두 안정적 궤도에 올려놓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비즈니스 전문메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증권사 보고서를 인용해 애플의 아이폰 교체주기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에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아이폰 가운데 16%만에 새로운 모델로 교체될 것으로 분석됐다.
5G 모뎀칩 확보 지연,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 출시가 늦어져 애플 스마트폰 판매량이 올해에도 부진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실상 현재까지 스마트폰 올레드 패널의 공급을 애플에게 상당 부분 의지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애플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줄어들면 직격으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스마트폰 올레드 패널 공급처인 LG전자는 아직까지 스마트폰 사업에서 이렇다 할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어 더더욱 공급량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순위는 2013년 4위에서 2018년 8위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를 포함한 올레드로 전환에 계속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올레드 패널 생산설비에 8조 원가량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이 가운데 40% 가량을 중소형 올레드에 사용한다.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대규모 설비투자를 이어가는 것이다.
다만 중국이 중소형 올레드 패널시장의 주도권을 점차 넘보고 있는 점은 LG디스플레이에게 부담이다. 중국 디스플레이기업 BOE는 2018년 7월 화웨이 메이트20 패널의 공급을 따내면서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 공급량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투자기관 골드만삭스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올레드 매출 비중 30%를 달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모바일 올레드 사업이 아직 대형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부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바라봤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올레드는 시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사업”이라며 “모바일 뿐 아니라 자동차 쪽으로도 사업을 집중하고 있고 고객사 확보에도 역량을 투입하고 있어 점진적으로 사업이 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