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4월부터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한다.
자율출퇴근제란 하루 4시간을 기본 근무시간으로 정하고 주 40시간 안에서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 근무체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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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 조직문화를 군대식 상명하복에서 창의적으로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이나 구글 등과 글로벌 경쟁을 하려면 창의력을 뿌리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자율출퇴근제를 확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근무강도가 높은 곳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에서 자율출퇴근제가 뿌리내릴지 주목한다. 또 이 자율출퇴근제가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지에도 관심을 쏟는다.
◆삼성전자부터 순차적 자율출퇴근제 도입
31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본사 기준으로 4월13일부터 자율 출퇴근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012년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을 위한 ‘워크스마트’ 일환으로 자율출퇴근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연구개발직과 디자인직에 한해 자율출퇴근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했다.
삼성전자는 자율출근제도 시행하고 있다. 2009년 도입된 자율출근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자율출퇴근제는 자율출근제에 비해 하루 기본 근무시간이 짧고 퇴근시간도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어 직원들의 업무능률과 사기가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삼성전자는 본사에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수원 등 국내사업장은 물론이고 해외사업장에도 이 제도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삼성전자의 자율출퇴근제 시행 이후 전자 계열사인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는 물론이고 다른 계열사에도 이 제도를 확대실시하기로 했다.
◆이재용 체제, 창의적 조직문화 뿌리내릴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그룹에 창의적 조직문화를 심으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군대문화 같은 수직적 문화에서 탈피해 소통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기업문화를 바꾸려 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사물인테넷 바이오사업 등 소프트웨어 파워가 중요한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런 사업에서 성과를 내려면 조직문화가 창의력을 강조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자율출퇴근제 실시 역시 이런 노력의 일환이다. 자율적 환경을 조성해 직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여름 수원사업장의 디자인, 마케팅 인력을 대상으로 반바지 차림으로 출근을 허용하는 쿨비즈 제도를 시행했다.
삼성전자에서 C랩과 모자이크 등 젊은 직원들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하기 위한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C랩은 직원들이 1년간 현업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회사가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고, 모자이크는 임직원들의 집단지성을 모으기 위한 시스템이다.
삼성그룹은 창의적 인재를 채용한다는 목표로 하반기부터 채용제도도 바꾼다.
삼성그룹은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SSAT 위주의 획일적 채용방식을 직군별로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3급 대졸공채 제도를 개편한다"고 밝혔다.
특히 창의성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독창성과 논리성을 평가해 삼성이 요구하는 창의적 인재상에 맞는 지원자들을 가려내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