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에 투자를 늘리며 동남아시아 지역 사업 확대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다산금융상 시상식에서 증권부문을 수상한 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 벨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남아 벨트 구상은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앞으로 이곳들을 유기적으로 묶는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정 사장은 2018년 3월 NH투자증권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부터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힘써 왔다.
정 사장의 노력으로 2018년 12월에 NH코린도증권에 유상증자 304억 원의 투자가 결정됐다. NH코린도증권의 기존 자기자본이 220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작지 않은 규모다.
NH투자증권의 인도네시아 투자 안건은 이사회에서 한 차례 부결되기도 했지만 정 사장이 NH코린도증권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꾸준히 설득해 유상증자를 이끌어냈다.
인도네시아 유상증자 안건은 2018년 9월에 상정됐지만 당시 참석한 사외이사 6명 모두가 보류 결정을 내렸다. 대개 이사회에 앞서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안건이 상정되는 만큼 이사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는 것은 이례적 상황이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9월에 유상증자 안건이 상정됐을 때 환율 상황이 좋지 않고 인도네시아에 강진도 발생해 투자시기로 마땅치 않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사장의 의지와 설득에 더해 NH코린도증권이 2018년에 거둔 실적도 인도네시아 투자를 늘리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H코린도증권은 2018년 인도네시아의 경제지 ‘인베스터’가 내놓은 현지 증권사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했다. 2017년에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NH코린도증권이 2009년에 설립된 뒤부터 경상이익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2018년에는 경상이익 20억 원을 거둔 데다 성장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기대됐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기업의 상장주관 사업도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NH코린도증권은 현지인 법인장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실적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표적 투자금융(IB) 전문가로 꼽히지만 해외사업을 추진하면서 투자금융을 비롯해 자산관리(WM)부문 등에도 골고루 힘을 나눠 실을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NH투자증권이 국내에서 투자금융, 자산관리, 트레이딩 등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처럼 해외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통해 지난해에 사상 최대 순이익을 거둘 것이 확실한 만큼 같은 전략을 해외사업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2018년에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3498억 원을 냈다. 세 분기만에 2017년 연간 순이익 3496억 원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