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가 승부수를 던졌다.
MS가 차세대 운영체제 윈도10을 기존 윈도 불법사용자에게도 모두 무료 업그레이드를 해주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윈도10을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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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델라 MS CEO |
MS가 중국에서 이런 방침을 밝히면서 중국시장을 잡기 위한 조치라고 봤다. 하지만 세계에서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로써 나델라는 윈도10을 플랫폼으로 삼아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도 MS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줬다.
21일 MS에 따르면 MS는 윈도7, 윈도8.1과 윈도폰8.1 사용자에게 윈도10 무료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는데 불법복제 운영체제를 쓰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똑같이 무료 업그레이드로 해준다. 윈도10은 오는 여름 출시된다.
한국MS는 “불법 윈도를 무료로 윈도10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해도 불법제품이 정품이 되는 것은 아니고 불법상태는 유지된다”며 “불법 사용자의 경우 악성코드, 개인정보 노출 등의 보안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기능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나델라가 윈도10을 통해 운영체제 불법사용 문제에서 벗어나 MS의 운영체제 확산에 중점을 두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실상 윈도10을 개인 사용자에게 무료로 배포하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개인 사용자를 상대로 정품사용을 유도하기보다 윈도10을 더 널리 쓰도록 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나델라는 MS 수장에 취임한 뒤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 전략을 줄기차게 추진해 왔다. 모바일에서 구글이나 애플이 뒤쳐진 MS의 위상을 찾겠다는 것이다.
모바일 우선, 클라우드 우선 전략이 효과를 거두려면 무엇보다 PC를 비롯해 모든 스마트기기의 운영체제로 설계된 윈도10 사용자를 늘려야 한다. 나델라는 윈도10을 운영체제라고 말하기보다 플랫폼이라고 부른 것도 이런 맥락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윈도10이 모바일과 PC 양쪽에서 모두 쓰는 운영체제로 개발된 만큼 PC사용자들의 윈도10 사용경험이 늘어야 모바일시장도 공략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윈도 운영체제의 수익을 그동안 기업으로부터 얻었지만 일반 소비자로부터 얻지 못한 현실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MS는 윈도 불법제품을 쓰더라도 개인 사용자의 경우 사실상 방치해 왔다. MS는 대신 기업이나 PC방, 기관 등 대량으로 윈도를 사용하는 곳으로 대상으로 단속을 강화해 불법제품 사용을 막고 수익을 거둬왔다.
MS의 이번 무료 업그레이드 방침은 MS의 수익구조를 애플이나 구글 방식으로 바꾸는 데 본격적으로 시동을 거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MS는 윈도 운영체제와 오피스 프로그램 판매를 통해 수익을 거둬왔다. 그러나 나델라는 윈도10을 사실상 무료로 개방하면서 윈도 운영체제 판매수익을 포기하는 대신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독자적 운영체제를 앞세운 아이폰으로 수익을 거두고, 구글은 무료 플랫폼을 확산하고 그 기반 위에서 앱 유통을 통해 수익을 확보한다.
나델라는 윈도10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확대하면서 애플과 구글처럼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것이다.
MS는 윈도8.1에서 PC 앱장터와 윈도폰 앱장터를 분리해 운영했지만 윈도10에서 통합한다. MS는 또 윈도폰의 시장점유율을 늘리려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우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