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이 녹십자로부터 일동제약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
일동제약 주주총회에서 일동제약의 안건은 모두 통과됐고 녹십자가 추천한 이사 선임건은 부결됐다.
|
|
|
▲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
윤웅섭 사장은 녹십자와 대화로 신뢰를 쌓겠다는 뜻도 밝혔다.
일동제약은 20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정치 일동제약 회장을 사내이사로 다시 선임했다. 일동제약은 사외이사에 서창록 고려대 교수, 감사에 이상윤 전 오리온 감사를 선임했다.
일동제약은 과반수 이상의 우호 의결권을 주주총회 전 미리 확보해 표결없이 이사와 감사 선임건을 통과했다.
일동제약은 9.18%의 지분을 보유한 피델리티를 포함해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의결권을 전달한 외국인 주주들의 지지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일동제약 경영권을 노린 녹십자(지분 29.36%)는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이사에 허재회 전 녹십자 사장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으나 일동제약 선임건이 먼저 가결돼 자동폐기됐다.
또 녹십자가 추천한 김찬섭 녹십자셀 사외이사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은 일동제약이 과반 이상 반대의결권을 확보해 부결됐다.
이로써 녹십자가 일동제약 경영에 참여하려는 시도는 일단락됐다. 녹십자는 “이번 의결 결과는 주주 다수의 의견이므로 겸허히 수용한다”며 주총 결과를 받아들였다. 녹십자를 제외한 일반주주 가운데 녹십자의 인사안건에 찬성하는 비율은 0.5%에도 미치지 못했다.
녹십자의 경영참여 시도가 무산됐지만 앞으로 또 일동제약 경영권 분쟁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녹십자가 지속적으로 주주권리 행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앞으로도 일동제약 기업가치를 향상하고 경영 건전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권리행사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일동제약 지분을 처분하지 않을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주총이 끝난 뒤 “주주들이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뜻”이라며 “주주와 임직원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일동제약이 추진하고 있는 중장기전략을 흔들림 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은 녹십자와 관계에 대해서 “많은 대화를 할 것”이라며 “상호신뢰를 쌓고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제약이 이날 주총에서 녹십자의 경영참여를 막아냈으나 두 회사의 주가는 엇갈렸다.
일동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6.91% 하락한 1만7500원을 기록해 제약업종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반면 녹십자 주가는 18만 원으로 9.76% 상승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