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신청 현황'에 중소형 증권사 7곳이 이름을 올렸다.<금융위원회> |
중소형 증권사 7곳이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증권사들이 사업 다각화의 해답을 ‘부동산’에서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과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부동산신탁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수익원 확장을 꾀하고 있다.
증권사들이 부동산신탁업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높은 수익성 때문이다. 부동산신탁시장은 최근 5년 동안 연 평균 21%씩 성장하며 2017년 매출 규모 1조 원을 넘어섰다.
반면 증권사들의 수수료수익은 증권시장 침체와 함께 주식 거래 부진이 이어지며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증권은 키움캐피탈을 출범하고 인터넷은행을 준비하는 데 이어 부동산신탁업까지 진출해 위탁매매수수료에 크게 의존하는 수익구조를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 예비인가를 신청한 것은 수익성과 사업 다각화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2019년 순수탁수수료 7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전망치와 비교해 43.4% 급감하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현대차증권과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신청서를 냈다. 이미 코람코자산신탁의 지분도 일부 들고 있다.
대신증권도 위탁수수료의 영향을 크게 받는 증권사로 꼽힌다. 3분기 순이익 213억 원을 내 증권시장이 활발했던 2분기와 비교해 50.7% 감소했다.
대신증권은 체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부동산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대신증권은 2016년 자회사 대신F&I를 통해 한남동 외인 주택부지를 6242억 원에 사들인 뒤 고급주택단지로 개발하는 ‘나인원 한남’사업을 벌였다. 최근에는 ‘HNW 부동산 컨설팅’ 서비스를 신설해 고액 자산가들의 부동산 자산을 맞춤형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부동산신탁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부동산금융그룹의 면모를 완성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예비인가 신청서를 낸 증권사들이 모두 키움증권이나 대신증권처럼 위탁매매수수료 의존도가 높은 것은 아니다.
위탁매매수수료의 비중이 비교적 낮은 신영증권도 유진투자증권과 손잡고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신영증권은 강점인 자산관리부문의 역량을 확충하기 위해 신청서를 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이다”며 “관리영역을 부동산까지 넓혀 진정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그동안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을 계속 공략해 왔다. 부동산신탁업 인가를 받게 되면 '패밀리 헤리티지'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패밀리 헤리티지는 가족 전체의 자산과 자산 승계, 부양과 기부 등 모든 재무 업무를 관리해 주는 유언대용신탁 서비스다. 신영증권은 패밀리 헤리티지로 자산 승계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KEB하나은행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부국증권도 예비인가 신청서를 냈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부국증권은 부동산과 관련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원하는 새로운 부동산신탁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사업계획을 충실하게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비인가 평가항목 가운데 ‘사업계획’은 1천 점 만점에 400점의 배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기자본과 인력과 물적설비, 이해상충 방지체계, 대주주 적합성 등도 심사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