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와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진출한 뒤 화웨이와 애플 등 주요 스마트폰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소형 올레드시장에서 장기간 독점체제를 구축해 가격 협상에 우위를 갖췄던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사의 추격에 방어전략을 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 화웨이 '메이트20프로'에 탑재된 디스플레이. |
18일 외신을 종합하면 중국 화웨이가 10월 중순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20프로'를 놓고 대체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메이트20프로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놓고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메이트20프로는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과 견줄 만한 곡면 형태의 올레드 패널을 탑재했고 시야각과 색감이 모두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IT전문지 더레지스터는 "디스플레이 색상 재현율이 삼성전자 제품에 미치지 못하지만 햇빛 아래서도 충분히 높은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주력 스마트폰인 메이트20프로에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를 탑재하는 대신 과감히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올레드패널을 채용했다.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출한 LG디스플레이와 BOE가 세계 3위 스마트폰업체인 화웨이에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중요한 공급선을 확보한 셈이다.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연말부터 애플에도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을 공급한다. BOE도 내년부터 애플에 중소형 올레드 공급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BOE는 화웨이가 내년 출시를 앞둔 접는(폴더블) 스마트폰용 올레드 패널 공급도 사실상 확정했고 LG디스플레이는 구글과 애플, LG전자 등 주요 IT업체를 이미 고객사로 확보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010년 처음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을 내놓은 뒤 8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던 중소형 올레드 독점체제가 사실상 무너지게 됐다.
BOE와 LG디스플레이 외에도 일본 재팬디스플레이, 중국 차이나스타 등 상위 디스플레이업체가 일제히 중소형 올레드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BOE를 포함한 중국 패널업체가 2019년부터 중소형 올레드 패널 시설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의 공장 가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을 포함한 세계 스마트폰업체는 화질과 전력 효율 등이 뛰어난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기술력을 인정하면서도 LCD 패널과 가격 차이가 크기 때문에 쉽게 채용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의 중소형 올레드패널. |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까지 중소형 올레드시장을 독점하면서 가격 협상에 절대적 우위를 갖추고 있어 올레드 패널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LG디스플레이와 BOE 등 중소형 올레드 후발주자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이전과 같은 독점점 지위를 유지하기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올레드 패널이 LCD와 차별화되는 기술이라는 점을 앞세워 고객사를 점차 확대해 왔지만 이제는 경쟁사의 올레드 패널과 대결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등 기존 고객사의 올레드 공급물량을 지키고 고객사 기반을 더욱 확대하려면 기술 우위를 증명하거나 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방어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는 "LG디스플레이 등 경쟁사의 중소형 올레드 진출로 삼성디스플레이의 독점체제가 무너졌다"며 "스마트폰 부품 원가 부담이 낮아진다면 결국 소비자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