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8-06-17 02:2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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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이 ‘중소 기업 특화(중기 특화) 증권사’ 2기에서도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김 사장이 IBK기업은행에서 쌓은 기업금융 경험을 살려 IBK투자증권의 중소기업 성장 도우미 역할을 잘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크라우드펀딩, 코넥스시장 상장 주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주관 등 중소기업 기반의 투자금융(IB)부문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중기 특화 증권사정책의 도입이 발표됐을 때부터 선정 1순위로 꼽혔는데 중기 특화 증권사 2기 출범을 위한 재심사에서도 여섯 개의 중기 특화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금융위가 강조하는 크라우드펀딩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는 IBK투자증권은 중기 특화 증권사로 지정된 2016년 4월 이후 18건의 크라우드펀딩을 성사시켰다. 6개 중기 특화 증권사가 올린 33건의 크라우드펀딩 실적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IBK투자증권은 2018년 2월에도 생활용품을 제조하는 ‘트로닉’의 크라우드펀딩을 주관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모으며 공격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17년 기업공개(IPO)에서 코넥스 6건,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각각 1건씩을 성사시켰는데 2018년에는 지난해 성공을 바탕으로 기업공개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월 알리코제약의 코스닥 상장을 성공시켰고 2월에는 유일시스템, 3월에는 테토스와 기업공개 주관계약을 맺었다. 4월에는 인산가, 씨엔아이, 케이엠제약 등 3곳과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합병상장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는 5월 초 ‘2기 중기 특화 증권사’를 새롭게 꾸리고 더 많은 혜택을 마련하는 쪽으로 제도를 정비했다.
김 사장은 2년 동안 IBK투자증권이 진행한 중기 특화사업의 경험에다 김 사장의 기업금융 솜씨를 더해 앞서가는 중기 특화 증권사의 면모를 보여줄 것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부터 투자금융(IB)사업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은행에 오래 몸담아 보수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과 전혀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다.
김 사장은 임기 안에 유효고객 5만 명과 고객 관리 자산 70조 원을 확보할 목표를 세웠다. 양쪽 모두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김 사장은 임기 초반부터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현장영업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기업금융 전문인력을 지점에 배치해 중소기업 경영자들과 접점을 늘리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지역별 영업본부제를 도입해 지점의 역할 확대를 꾀하고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급인력을 전선에 내보낸 것이다.
김 사장이 오랜 기간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뛴 ‘영업맨’이라는 점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그는 취임식에서 “나는 수십 년간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맨으로 지금도 5만5천여 개의 전화번호를 관리하고 350여 개의 단체에 관여하고 있다”며 “대표이사라고 뒷짐지고 있을 생각은 추호도 없고 그동안 쌓아온 모든 인적 자산과 물적 자산을 동원해 중소기업의 판로를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력 강화와 함께 IBK기업은행이 보유한 중소기업 네트워크를 투자금융의 실적 확산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IBK투자증권이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중소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지름길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IBK기업은행과 협업해 은행과 증권업무를 같은 공간에서 수행하는 복합점포를 올해 최대 6곳 더 늘린다는 계획도 세웠다. 증권 관련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스탁라운지’도 운영한다.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도 연간 1조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까지는 연간 5천억 원 규모였다.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 등 정책금융기관의 협력을 강화하고 정책자금과 민간자본이 함께 투자되는 펀드 설립을 주도하겠는 방침도 세웠다.
IBK투자증권은 KDB산업은행의 출자를 받은 ‘중소기업특화벤처캐피털펀드’(215억 원)와 한국성장금융, SK행복나눔재단, KEB하나은행에서 함께 꾸린 ‘사회적기업펀드’(110억 원)의 결성을 모두 마치고 4월부터 본격 집행을 시작했다.
김 사장이 취임하고 난 뒤 투자금융부문의 실적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2018년 1분기 투자금융부문에서 순이익 83억1250만 원을 거둬들였다. 2017년 1분기(30억1640만 원)보다 175.58% 상승했고 1분기 자산관리(WM)부문과 홀세일(Wholesale)부문, 자본시장(Capital Market)부문, 투자금융부문 가운데 투자금융부문이 가장 많은 분기 순이익을 거뒀다.
김 사장은 "수수료에 기반을 둔 성장은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금융부문 등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사업부문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며 "IBK투자증권이 가진 성장 잠재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제2의 도약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