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고령의 오너경영인 건강에도 관심이 몰린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2017년 4월 뇌종양 진단을 받은 뒤 최근 상태가 악화돼 20일 오전 별세했다. 구 회장은 1945년 생으로 올해 73세였다.
▲ (왼쪽부터)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
70세를 넘겨서도 왕성한 경영행보를 보이는 오너경영인들이 많은 만큼 구 회장의 타계에 안타깝다는 반응도 많이 나온다.
구 회장은 지난해 뇌수술을 받는 등 건강이 악화하면서 실질적 경영이나 대외활동이 어려워 동생
구본준 LG 부회장이 대내외 역할을 대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의 부음으로 고령인 오너경영인의 근황과 몸 상태에도 시선이 쏠린다.
1942년생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지 4년이 지났다.
이 회장은 인공호흡기나 특수 의료장비 없이 병상에 누워 자가호흡을 하고 병실에서 영화와 음악을 듣거나 휠체어에 의지해 복도산책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손경식 CJ그룹 회장도 고령인데 상반된 경영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 회장과 손 회장은 각각 1938년, 1939년생으로 80대에 접어들었다.
정 회장은 2016년 12월 박근혜 게이트 청문회에 최고령 증인으로 참석한 뒤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정 회장이 서울 양재동 현대차 사옥을 찾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한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데다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으로 승계 작업도 추진하고 있어 정 회장이 정 부회장의 경영보폭을 넓혀주기 위해 사실상 한 발 물러섰다는 시각도 있다.
손 회장은 CJ그룹 경영은 물론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을 맡아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5월에만 국내에서 젤코 라이너 크로아티아 국회 부의장, 슈테판 아우어 주한 독일대사 등을 만났고 16~17일 태국 출장도 다녀왔다.
손 회장은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5번 이상 운동하는 등 철저한 건강관리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고령 오너 경영인으로 꼽히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최근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앞서 신 명예회장을 뇌혈관 질환으로 중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고 보고 롯데그룹의 동일인을 신 명예회장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 변경한 데 따른 조치였다.
신 명예회장은 1922년생으로 올해 96세다.
2017년 6월 대법원에서 한정후견인 개시 결정을 받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했다.
신 명예회장은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에서 한정후견인, 간병인 등의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