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25~28일 중국 방문 중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신화>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으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공조체계를 구축했다.
28일
김정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한동안 관계가 소원했던 북한과 중국이 관계 개선에 나섰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권력을 세습한 이후 중국과 관계가 소원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에 국제사회가 제재에 나서자 중국도 동참했다.
2017년 11월에는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갈 정도로 북한과 중국 관계는 많이 틀어져 있었다.
하지만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달라지면서 두 나라 모두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을 결정한 뒤 미국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라인을 강경파로 교체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압력을 받았을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미국과 공조체계를 확고히 하고 있는 만큼 연이은 정상회담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우군으로서 중국의 지원이 필요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김 위원장 개인으로서도 중국 방문의 의미가 적지 않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다. 이번 중국 방문이 공식적으로 첫 외국 방문이다.
핵 개발 등에 매진하면서 외국과 소통에 나서지 않았던 이유도 있지만 세습 이후 권력이 불안한 상황에서 섣불리 출국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다른 나라에서 북한 내부 쿠데타 가능성을 제기할 정도로
김정은 위원장 체제가 완전히 기틀을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중국 방문으로 김 위원장은 부인 리설주씨를 비롯해 김영철·최룡해·박광호·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등 지도부를 대거 대동했다. 북한 정치상황이 안정된 데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 역시 최근 헌법 개정으로 장기집권의 발판을 놓은 만큼 여전히 북한에 충분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 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번 중국 방문은 시 주석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한반도 대화 국면에서 중국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중국 역시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남한과 북한, 미국의 3자 구도로만 한반도 문제가 다뤄지면 중국이 상대적으로 소외되고 그만큼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여지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북한과 공조를 통해 동북아시아에 미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견제할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으로 일컬어질 만큼 통상분야에서 심한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은 철강 관세 부과 등에서 통상문제와 안보를 연계하려 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를 고려할 때 미국의 외교안보 과제 가운데 가장 큰 북핵 문제 해결에서 중국의 역할이 커질수록 통상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기도 쉬워진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