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신한리츠운용 사장이 신한금융의 부동산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첨병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리츠운용은 지난해 10월 세워진 뒤 두 달 만에 첫 계약을 따내며 가시적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2월 신한리츠운용을 판교 알파돔시티 6-4구역 오피스빌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JR투자운용이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경쟁에 뛰어들면서 유력한 후보로 꼽혔지만 신한금융투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신한리츠운용이 사업권을 따냈다.
JR투자운용이 신한리츠운용보다 120억 원가량 더 높은 가격을 써냈지만 신한금융 그룹GIB(글로벌 투자금융)부문 차원에서 리츠와 관련된 실무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점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REITs)는 여러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사업에 투자해 수익을 낸 뒤 이를 다시 투자자들에게 배당하는 부동산투자 간접상품을 말한다.
신한리츠운용은 자금 조달부터 리츠 운용과 공모 및 상장, 리츠상품 판매 등 모든 사업과정에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신한리츠운용 등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업무를 나눠 참여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신한리츠운용은 알파돔시티 6-4 건물을 신한금융이 보유한 을지로 ‘신한L타워’와 용산 ‘더프라임타워’와 함께 묶어 리츠로 만든 뒤 공모시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해 정성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가 리츠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리츠 등을 활용한 부동산금융은 자산운용 및 금융투자업계에서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6월 금융지주사도 리츠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있도록 금융지주사법을 개정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지급 등을 담은 공모형 상장리츠 활성화 정책도 내놓았다.
신한금융도 이런 흐름에 발맞춰 기존 보수적 부동산투자전략에서 최근 적극적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는데 신한리츠운용이 앞장서고 있다.
남궁 사장은 17년 동안 증권업계에서 일한 자산관리 전문가로 지난해 김희송 신한대체투자 사장과 함께 은행 출신이 아닌 신한금융 계열사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 은행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투자전략의 틀을 깨겠다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평가됐다.
남궁 사장은 리츠운용사나 자산운용사 등에서 3년 이상 부동산투자 및 상품개발 등을 다뤄온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올해 신한금융지주 계열사들이 입주한 건물들을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리츠 상품을 출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리츠시장은 그동안 부동산신탁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져왔지만 최근 NH농협금융지주와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금융회사와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들이 잇달아 리츠운용사를 세우거나 세울 준비를 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남궁 사장은 “자산운용사와 대체투자운용본부, 리츠운용 등 이렇게 라인업이 꾸려진 그룹사가 없다”며 “최근 리츠운용사들이 설립되고 있지만 신한리츠운용은 그룹 네트워크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