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미 밝혀진 독대를 제외하고도 한 차례 더 만났다는 증언이 나왔다.
18일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18일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의 공판에서 안봉근 전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이 이렇게 증언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독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특검은 그 3일 전인 9월12일에도 두 사람이 만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안 전 비서관은 특검이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안가에서 면담한 것을 기억하느냐”고 묻자 “네”라고 인정했다. 그는 "2014년 11월말 이른바 정윤회 문건 유출사건이 있기 전에 면담이 이뤄진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대답했다.
다만 면담의 구체적 날짜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2014년 상반기가 아닌 하반기라는 것만 기억한다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은 휴대전화에 '3.
이재용'이라고 저장된 번호와 관련해서도 이 부회장의 것이 맞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서 박 전 대통령과 면담을 할 때 안 전 비서관에게 명함을 줬고 혹시 필요할 일이 있을까봐 번호를 저장해뒀다는 것이다.
안 전 비서관에 따르면 그는 안가에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다 이 부회장이 오자 면담장소인 거실로 직접 안내했다. 이후 도착한 박 전 대통령 역시 안내한 뒤 식당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면담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안봉근 전 비서관은 이 부회장이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타고온 차량으로 그를 안내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의 변호인은 안 전 비서관의 기억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명함에는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지 않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안 전 비서관의 휴대폰에) 이 부회장 전화번호가 저장된 사실과 명함이 오고간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명함에 실제로 번호가 적혀 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죠”라고 안 전 비서관을 다그쳤다.
안 전 비서관이 “네, 그건”이라고 대답하자 이 부회장 측 변호인은 “9월12일 면담을 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증인 기억이 여기에서도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자 안 전 비서관은 “시기는 정확히 기억 못 한다고 분명히 말씀드렸고 안가에서 이 부회장을 안내했던 기억은 있다”고 반박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이 “검찰 조사받을 때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가 검찰이 자료를 보여주니까 그런 것(면담을 했던 것)도 같다고 진술을 바꾼 게 아니냐”고 묻자 안 전 비서관은 “그렇지 않다”고 부인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