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김미화씨가 이명박 정부 시절에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뒤 피해를 입은 사실을 진술하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김미화씨는 19일 오전 9시50분께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 개그우먼 김미화씨가 2017년 9월19일 오전 9시50분께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김씨는 기자들에게 “그때(이명박 정부)에 트라우마가 있어 이런 자리에 선다는 게 힘든 상황”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조사에 열심히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자들이 ‘이명박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냐’고 질문하자 김씨는 “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말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이 현실이 어이상실이다”며 “국정원에서 지시한 것을 방송국이 이행한 뒤 다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일일이 보고한다는 게 나오지 않았나”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하기로 결정하고 고소범위를 상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MB블랙리스트’에 오른 뒤 방송출연을 제재 당하고 퇴출 압박을 받았던 피해 정황을 진술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2010년 트위터에 ‘김미화는 KBS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 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렸다. 이후 KBS는 명예를 훼손했다며 경찰에 김씨를 고소했다가 취소했다.
2011년 MBC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하차하게 됐다. 이를 놓고 국정원은 최근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조사결과 '2011년 4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MBC 특정 라디오 진행자의 퇴출을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외 배우 문성근씨도 18일 MB블랙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김씨와 문씨를 비롯해 소설가 조정래씨, 영화감독 이창동씨, 방송인 김제동씨 등 문화예술인 82명은 국정원이 관리한 블랙리스트 명단에 포함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