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최순실씨의 배경을 의식해 코어스포츠와 계약을 맺고 정유라씨의 승마를 지원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공판에서 황성수 전 삼성전자를 상대로 박영수 특검이 “왜 유명한 용역회사가 아닌 코어스포츠라는 신생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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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5명의 공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
그러자 황 전 전무는 “(최순실씨가) 추천하는 회사를 써야한다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최씨 배경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대답했다. 황 전 전무는 “당시에는 (코어스포츠가) 최씨 회사라고는 인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황 전 전무와 이 부회장 등 피고인들은 그동안 재판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오늘 황 전 전무가 처음으로 침묵을 깨고 진술을 시작했다.
특검이 “계약체결 과정에서 최씨의 배경(힘)이 있다고 느꼈는가”라고 묻자 황 전 전무는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과장 인사 개입 사건 뒤에 최씨가 있다고 들었다”며 "최씨가 요구한 사항을 거스르게 되면 더 나쁜 결과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그런 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들어줄 수 있는 부분을 들어줘야 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답변했다.
특검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최씨에 관해 들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황 전 전무는 “박 전 대통령과 굉장히 가깝고 조심해야 할 인물이란 정도가 기억난다”고 대답했다.
황 전 전무는 최씨의 측근이던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로부터 정유라씨를 승마지원 프로그램에 넣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5년 8월1일 독일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나 올림픽 대비 승마 전지훈련을 협의했다.
황 전 전무는 “박 전 전무가 당시 최씨의 이야기를 하면서 ‘최씨의 여식으로 정유라라는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는데 그 친구가 같이 했으면 한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2015년 12월30일에는 박 전 사장과 함께 최씨를 만났다.
황 전 전무는 “당시 최씨는 마장마술팀에 정씨를 포함하는 게 양측에 좋다, 나머지 선수를 추가로 뽑는 건 2016년 4월 총선 이후로 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를 선발하는 데에 최씨의 배경에 끌려다닌 측면이 있다”며 “박 전 전무의 요청으로 정씨를 포함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최씨의 배경을 알면서 끌려다니게 됐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