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전기차 수요확대에 대응해 배터리 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블룸버그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2016년 70만 대에서 2021년 300만 대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2040년에는 전 세계 도로를 주행하는 등록차량의 33%를 전기차가 차지할것으로 분석했다. 2016년 전세계 전기차시장 규모는 전체의 1%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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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현 삼성SDI 사장. |
완성차업체들도 전기차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업체인 테슬라는 7월 말 미국에서 보급형 전기차모델 ‘모델3’ 출시를 앞두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생산량을 지난해 8만4천 대에서 2018년 50만 대로 대폭 늘리겠다는 목표도 잡고 있다.
유럽 완성차업체인 볼보는 2019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전기차만 생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전기차배터리의 밀도를 높여 완성차업체들의 전기차 생산계획에 대응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은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전기차배터리의 밀도가 주행거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밀도가 높아지면 자동차 내부에 탑재될 수 있는 배터리 공간의 제약이 줄어든다”며 “똑같은 공간을 차지하더라도 주행거리가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특히 실리콘 소재를 사용한 배터리를 개발해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내부는 음극재와 양극재로 구성되는데 음극재로 사용하고 있는 흑연을 실리콘으로 대체하면 기존 제품보다 배터리 밀도가 약 3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구매할 때 주행거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완성차회사들이 배터리 공급업체들에게 주행거리를 늘릴 것을 꾸준히 요구하는 이유다.
오동구 삼성SDI 중대형전지 마케팅그룹 부장은 6월 말 ‘2017 SNE리서치 차세대 전지세미나’에서 “실제 전기차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소 300km를 가는 전기차가 있어야 구매할 의향을 밝혔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아직까지 충전소가 적고 충전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충전횟수를 줄이면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때 느끼는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다.
삼성SDI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 순위가 올랐다. 배터리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릴 경우 글로벌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선두업체를 따라잡는 데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 전문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은 791메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9.2% 늘어났다. 점유율도 6.9%로 2.6%포인트 상승했다. 출하량 기준 순위는 7위에서 5위로 두 계단 올랐다.
특히 테슬라를 주요고객사로 두고 있는 글로벌 배터리 1위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과 지난해 6계단에서 올해 4계단 차이로 격차를 좁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