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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준표 대표(가운데)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우택 원내대표, 홍 대표, 이재영 청년 최고위원. 홍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순방 중에 청와대에 대한 비판은 자중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비판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홍준표식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홍 대표는 강경투쟁 일변도의 기존 대여전략에서 벗어나 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와 기존 친박의 반발을 정치력으로 무마하는 게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국제회의에 참석 중”이라며 “대통령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외교활동을 하기 때문에 청와대 비판은 자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비록 싸우더라도 나라를 대표해 대통령이 해외순방에 올랐을 때는 국가원수로서 대우하겠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이를 ‘예의’라는 말로 표현했다. 그는 “(대통령의 외교활동 중 비판을 자제하는 것이) 예의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귀국할 때까지 청와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홍 대표가 밝혔던 ‘국회 정상화론’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가 내각 구성을 못하도록 우리가 방해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된’모습은 4일에도 이어졌는데 그는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자로 드러나더라도 임명할 수 있는 게 현행제도”라며 “판단은 국민의 몫이며 우리가 (반대를 위해)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의 이런 모습은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추경편성을 두고 집권여당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웠던 정우택 원내대표 등 기존 지도부와 다른 모습이다.
자유한국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지지율이 한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는데 계속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비춰질 경우 더 추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내에서 얼마나 먹힐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정 원내대표는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개인생각일 뿐”이라며 “국회에서 관계는 제가 원내대표로서 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운영해 나가고 있다고 말씀드린다”며 각을 세웠다.
홍 대표도 이 정도 반발은 예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5일 페이스북에서 “혁신에는 반드시 구세력들의 저항이 따른다”며 “보수우파 정당 창당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한 위급한 상황에서 일부 극소수 ‘구박’들이 저를 구박한다고 해서 쇄신과 혁신을 멈출 수는 없다”고 적었다.
홍 대표는 당직 인선을 통해 친정체제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6일 3선의 홍문표 의원을 신임 사무총장에, 대변인에 강효상 전희경 의원, 여의도연구원장에 김대식 동서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모두 홍 대표의 최측근인사로 분류되는 사람들이다. 홍 대표는 취임 직후 이종혁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했는데 연속으로 친홍계 인사를 전면배치하고 있는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홍 대표의 ‘변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홍 대표는 스스로의 힘으로 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려 노력할 것”이라며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내 실권이 없는 사람이라 협상이 어려웠는데 홍 대표는 상대적으로 주도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대표 측 관계자도 “그동안은 협상을 하고 싶어도 만날 사람이 없었다”며 “정식 선출과정을 통해 뽑힌 정통성이 있는 대표인 만큼 협상의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반겼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