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회장 손자와 여배우 윤아무개씨 아들이 서울시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학교폭력 사건에 가담하고도 가해자 명단에서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서울특별시교육청이 현장조사에 들어갔다.
서울교육청은 19일 중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 장학사 등 3명으로 특별장학반을 구성해 서울시 중구 예장동 숭의초등학교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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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종로구의 서울특별시교육청 청사. |
특별장학은 교육청 직원들이 학교를 찾아가 관계자 면담과 관련한 서류의 실사 등을 통해 사건의 실태를 파악하는 현장조사 가운데 하나다.
중부교육지원청 직원들은 특별장학을 통해 학교 관계자와 관련학생 등으로부터 사건 당시 상황을 놓고 진술을 듣고 학교 측 조치가 적절했는지 파악한다.
특별장학반으로 파견 나온 신인수 중부교육지원청 초등교육지원과장은 이날 숭의초 정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혹이 남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할 계획과 문제가 드러날 경우 즉시 감사에 들어갈 방침을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특별장학은 학교폭력이 발생한 그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조사하는 것이 아니다”며 “특별장학은 학교폭력 사안을 자치위원회에서 조치하기까지 학교가 업무를 공정하고 절차에 따라 처리했느냐 등 적정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서류가 미비하거나 사실관계를 추가로 파악해야할 경우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학생과 학부모를 면담 조사할 계획을 세웠다.
서울교육청은 4월 숭의초등학교 수련회에서 초등학교 3학년인 A군을 폭행한 가해자 4명 가운데 2명이 가해자 명단에서 빠진 이유가 석연치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별장학에 나섰다.
대기업 회장 손자와 유명 여배우 아들은 가해자로 지목됐지만 가해자 명단에서 빠져 학교 측이 이들을 봐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군은 4월 수련회에서 같은반 학생 4명으로부터 집단구타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가해학생 4명 가운데 1명이 자신에게 담요를 씌운 뒤 3명이 야구방망이와 나무막대기, 무릎을 이용해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가해학생 4명은 밤에 바나나우유 모양 용기에 담긴 바디워시를 주며 마시라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숭의초는 자제조사를 진행했지만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교육청에 보고했다.
숭의초 측이 교육청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학교 측은 사건 당일 이불이 무너져 A군이 아래에 깔리자 누가 깔린 줄도 모른 아이들이 장난을 친 것으로 결론내렸다. 학교 측은 야구방망이가 플라스틱 장난감 방망이고 피해학생이 먼저 바나나맛우유 모양 용기에 담긴 바디워시를 맛본 후 다른 아이들이 말려서 바로 뱉은 것으로 파악했다.
대기업 손자의 경우 피해학생이 뒤늦게 가해자로 지목했다. 숭의초 측은 다른 학생들 진술을 들어본 결과 대기업 손자가 당시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가해자에서 제외했다고 전했다.
유명배우는 아들이 이 사건에 연루된 것을 놓고 소속사를 통해 “언론에 보도된 초등학생 폭력기사와 관련해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면서도 “하지만 보도내용은 사실과 상당부분 다르다"고 밝혔다.
유명배우는 담임교사 조치로 모든 학생이 있는 곳에서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박경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