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게임으로 유명한 엔씨소프트의 회사이름 NC는 ‘넥스트 시네마( NEXT CINEMA)’란 뜻도 담겨있다.
김택진 대표가 게임회사를 창업하며 영화를 뛰어넘는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꿈을 담아 이런 이름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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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이종 콘텐츠 사이의 융합이 크게 주목받고 있는데 게임 역시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하는 중심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궁극적으로 리니지 기반 영화사업에도 뛰어들까?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신작 모바일게임인 ‘리니지M’ 출시를 앞두고 흥행 기대를 받고 있다. 12일부터 사전예약접수가 시작돼 8시간 만에 100만 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리니지는 올해로 17년된 장수 인기게임이다. 리니지의 인기에 힘입어 리니지M도 폭발적인 흥행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모델로 영화배우 최민식씨를 기용했다. 최씨는 사전 제작돼 유튜브에 공개된 리지니M 스페셜 무비 메이킹필름에도 출연해 블랙수트를 한껏 차려 입고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아우라를 뽐낸다.
엔씨소프트의 영화인 사랑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출시된 모바일게임 리니지레드나이츠 광고모델은 박찬욱 감독이었다.
엔씨소프트는 당시 박 감독의 연출력과 리니지 IP(지식재산권)를 재해석한 ‘리니지레드나이츠’의 이미지가 잘 부합한다고 모델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게임업계에서 톱스타를 기용해 스타마케팅을 펼치는 것은 수년 전부터 유행했다. 그런데 영화배우들을 내세우는 경우가 유독 많다. 게임이 하나의 문화란 점으로 긍정적 이미지를 심으려는 면도 있지만 영화와 연계성이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원 소스 멀티 유즈’로 표현되는 융합 콘텐츠의 중심은 전통적인 서사장르인 소설에서 만화를 거쳐 최근에는 웹툰이 차지했다. 웹툰이 인기를 끌면 책으로 출간되기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게임으로 제작되는 식이다.
하지만 콘텐츠산업 전문가들은 게임이 장르 융합을 주도할 가능성도 높게 본다. 게임 한편이 흥행하면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확장성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이미 게임회사 가운데 지적재산권을 바탕으로 영화로 발을 넓혀 수익원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는 곳도 적지 않다. 크로스파이어로 유명한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게임업계 최초로 할리우드 메이저스튜디오인 오리지널필름과 영화제작 계약을 맺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도 중국에서 지적재산권을 활용한 영화나 드라마 제작을 진행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도 2015년 한 기자간담회에서 “리니지를 영화, 웹툰 등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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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배우 최민식씨를 내세운 엔씨소프트'리니지M' 홍보 이미지. |
엔씨소프트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인기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수익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영화사업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업계에서 꼽힌다.
최근 인기게임은 방대한 스케일과 다양한 캐릭터, 액션과 로맨스가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스토리의 3박자를 갖춘 경우가 많다.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영화장르와 유사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인 ‘펜타스톰 for Kakao(이하 펜타스톰)’의 배경음악을 한스 짐머에게 맡겨 업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인터스텔라' '입셉션' '다크 나이트' 등 음악을 담당한 세계적인 영화음악의 거장인데 오케스트라를 동원해 영화 못지 않은 화려하고 웅장한 배경음악을 선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크래프트:전쟁의 서막’은 최근 가장 성공한 게임 원작의 영화로 꼽힌다. 1994년 출시돼 전 세계 1억 명의 유저를 거느린 PC온라인 게임을 블록버스터영화로 재탄생시킨 것인데 4억 달러가 넘는 흥행수익을 거뒀다.
국내에서 인기게임의 지적재산권에 기반한 영화제작은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시도된 적이 없다. 하지만 리니지 게임처럼 충성도 높은 이용자가 많고 글로벌에서 흥행한 경우 영화로 제작되면 경쟁력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막대한 현금 창출력을 갖춘 게임회사들이 영화제작에 뛰어들면 제작규모나 콘텐츠의 다양성 등에서 한국영화의 판도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