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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라이프' 스틸이미지. |
봄 날씨가 완연해지면서 4월 극장가에서 영화들이 흥행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아졌다.
스크린을 싹쓸이 할 만한 흥행작이 없는 대신 다양한 소재를 다룬 장르영화가 많아 골라보는 재미도 클 듯하다.
7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디즈니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와 한국영화 ‘프리즌’이 신작들의 공세에도 실시간예매율 상위권을 굳게 지키고 있다.
실시간예매율 1위에 오른 미녀와 야수는 3월16일 개봉해 누적관객 420만 명을 돌파한 뒤에도 흥행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프리즌이 개봉한 뒤 예매율 1위를 내주기도 했지만 뒷심이 개봉 4주차에도 이어지고 있다.
프리즌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라는 한계에도 240만여 명을 끌어모았고 미녀와 야수와 함께 예매율상위권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개봉영화 가운데 2편이 주목받고 있다. SF재난블록버스터 ‘라이프’와 이윤기 감독의 힐링로맨스물 ‘어느날’이 새로 합류했다.
라이프는 외계인의 위협에 맞서는 지구인의 사투를 다룬 영화다. 미지의 화성 생명체가 인류를 위협하자 이들을 처음 발견한 6명의 우주인들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항해를 떠나 치열한 사투를 벌인다는 이야기다.
‘스타워즈’ 시리즈나 ‘에이리언’을 거쳐 ‘화성침공’ ‘우주전쟁’ 등에 이르기까지 우주 또는 외계인을 다룬 SF영화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기존에 나왔던 영화들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미지의 영역에 있던 화성 생명체가 발견의 순간 위협적 존재로 바뀐다는 설정이 흥미롭다.
2013년에 나온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그래비티’와 관통하는 면도 있다. 무중력 상태를 견디는 생명체의 사투만으로 긴장감을 충분히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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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어느날' 포스터. |
장르는 다르지만 최근 상영중인 ‘히든피겨스’와 비교해보는 재미도 클 듯하다. 히든피겨스는 다양성영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입소문을 타고 관객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영화다.
SF영화는 우주를 향한 인간의 욕망에 바탕을 둔다.
히든피겨스 역시 인간의 우주 도전기로 볼 수 있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인종과 남녀 평등이란 보편적 주제를 다룬 수작이다. 관객수가 많지는 않지만 네티즌 관람객 평점이 9점 대 후반일 정도로 높다.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시절 NASA 최초의 우주 비행프로젝트에 선발된 흑인여성들의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사회적 차별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펼쳐진다. 최근 극장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페미니즘 영화다.
‘멋진 하루’ ‘남과 여’ 등으로 호평을 받은 이윤기 감독의 신작 ‘어느날’은 봄날에 어울리는 힐링영화로 기대를 받고 있다. 김남길씨, 천우희씨가 남녀 주인공을 맡았다.
혼수상태에 빠진 여자의 영혼을 보게 된 남자 강수(김남길)와 뜻밖의 사고로 영혼이 되어 세상을 처음 보게 된 여자 미소(천우희)가 서로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혼을 매개로 한 남녀의 만남을 사랑의 차원만이 아닌 그리움, 이별, 위로 등 다양한 인간감정의 층위로 다룬 잔잔한 영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