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 국방 예산 편성에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차세대 무인기의 사업화에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전장 환경의 진화와 병역 자원 감소에 대응해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조기 전력화에 속도를 내는 한편, 다양한 드론 전력 확보에 투자를 늘리는 등 무인기 분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 예산 확대에 대한항공 무인기 사업 탄력받나, 조원태 차세대 무인기 상용화 속도 올린다

▲ 2027년 국방 예산이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된 가운데 특히 무인기 조기 상용화에 적지 않은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사진)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차세대 무인기 사업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


8일 방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27년도 국방 예산으로 전년보다 8.2% 증가한 73조2777억 원을 편성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방위력 개선 부문 예산은 22조71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8%(2조8천억 원) 늘어나며 역시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년 국방 방위력 예산이 집중 투입되는 사업들 가운데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MUAV)' 조기 전력화와 드론·대드론 무인기 사업화 등이 포함됐는데, 이 분야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대한항공의 수혜가 예상된다.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는 10~12km 상공에서 지상 목표물을 정찰할 수 있는 무인기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상용화를 위해 대한항공, LIGD&A, 한화시스템 등 3사와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이 무인기 종합 체계를, LIG넥스원(LIGD&A)이 합성개구레이더·데이터링크·지상통제 체계, 한화시스템이 전자광학·적외선센서(EO·IR) 개발을 맡았다. 

방위사업청이 이들 3사와 지난 2023년 12월 체결한 중고도 정찰용 무인기 양산 계약의 총 사업비는 4717억 원이었다.

대한항공은 2026년 4월 MUAV 양산 1호기를 출고하고, 2028년까지 국방부 납품을 마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년 조기 전력화를 위한 예산이 편성됨에 따라 납품 시기가 더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부는 드론·대드론 무인기 역량 강화 예산도 2026년도보다 18.8% 증가한 8061억 원을 편성했다. 군집 드론 연구 개발에 착수하고, 중거리 자폭 드론과 분대급 소형 대인 자폭 드론, 소형 공격 드론 등을 확충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국방부의 이같은 무인기 조기 전력화 계획은 대한항공이 현재 연구 개발 중인 무인기의 상용화를 앞당기는 한편, 향후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이력을 쌓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은 현재 △저피탐 무인 편대기(LOWUS) △아음속 무인 표적기 △중·소형 타격 무인기 △소형 협동 무인기(KUS-FX) 등 다양한 무인기를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으며, 드론 분야에서는 소형 자폭 드론을 개발 중이다. 
 
국방 예산 확대에 대한항공 무인기 사업 탄력받나, 조원태 차세대 무인기 상용화 속도 올린다

▲ 2026년 4월8일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산업본부 테크센터에서 중고도 정찰용 무인항공기 양산 1호기 출고식이 열리고 있다. <대한항공>

이같은 차세대 무인기들은 조종사 개입 없이 스스로 주변 환경을 파악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피지컬 AI' 시스템이 적용된다.

이 가운데 특히 저피탐(일명 스텔스) 무인 편대기의 상용화 일정에 관심이 쏠린다.

저피탐 무인 편대기는 레이더 탐지를 회피할 수 있는 스텔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기로, 유인 전투기와 편대를 이루어 정찰·전자전·정밀타격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한항공은 올해 저피탐 무인기 시범 비행을 마치고, 내년에는 유·무인기 복합 비행을 시연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차세대 무인기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외부 기업과 협력 및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국내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중대형 무인기에 파블로항공의 군집 AI 자율비행 알고리즘, 통합관제 플랫폼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또 2025년 8월엔 미국 AI 방산기업 안두릴과 협력합의서(TA)를 체결하고, △한국형 무인기 모델 공동 개발 △안두릴 제품 면허 생산 및 아·태 지역 수출 마케팅 △한국 내 무인기 생산 기지 구축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사업 부문에서 무인기 개발·생산, 군용기 유지·보수·정비·개조(MRO), 여객기 기체 부품 사업을 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경기 변동이나 환율·유가 등 거시경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기존 항공운송(여객·화물) 분야의 의존도가 높은 수익원을 다변하 하기 위해 항공우주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 부문의 올해 상반기 실적은 매출 4623억 원, 영업이익 36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5.4%, 영업이익은 637.2% 증가했다. 

수주 잔고 역시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사업 부문별 수주 잔고는 여객기 기체 부품 2조650억 원, 군용기 유지·보수·정비·개조 1조8187억 원, 무인기 개발·생산 8162억 원으로 합산 4조7176억 원에 달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국내 최초 ‘K-방산 무인항공기 수출’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국내에서 검증된 무인기 플랫폼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용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