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월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이러한 ‘소버린(독자적) AI’ 구축 사례가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TSMC에 의미있는 수준의 실적 증가로 이어지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24/7월스트리트는 8일 “한국 정부에서 추진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는 반도체 기업들에 긍정적이지만 곧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SK텔레콤과 카카오, KT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선정해 전 국민에 인공지능 챗봇 및 에이전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512대를 투입해 2026년 말부터 본격적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24/7월스트리트는 한국이 이처럼 국가 차원의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과 유사한 사례가 다른 국가 및 지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각국이 해외 기술에 의존하지 않는 인공지능 모델과 인프라를 확보해 자체 경쟁력을 갖춰내는 소버린 AI 프로젝트가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4/7월스트리트는 엔비디아가 최근 자체 회계연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소버린 AI 관련 매출을 지난 회계연도 2분기 대비 3배로 늘렸다고 발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엔비디아는 빅테크 기업들의 슈퍼컴퓨터 및 데이터센터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로 소버린 AI 프로젝트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히 모두의 AI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엔비디아는 물론 SK하이닉스와 TSMC 등 주요 반도체 협력사에 수혜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24/7월스트리트는 결국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모두의 AI 정책으로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의 수요를 뒷받침한다는 점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 엔비디아 GB200 GPU 기반 인공지능 서버 홍보용 이미지. <엔비디아>
초반에 GPU 512대를 투입하는 한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규모는 글로벌 인공지능 기업들이 구축하는 대형 데이터센터와 비교하면 매우 작기 때문이다.
24/7월스트리트는 전 국민에게 사실상 무제한으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한국 정부의 구상도 제약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이용자들이 제한된 인공지능 연산 자원을 활용하려면 과부하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사용량에 제약을 둬야만 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24/7월스트리트는 국가 차원에서 토지와 전력, 정책 등을 활용해 자체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한국의 시도는 소버린 AI 분야에서 중요한 선례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선례가 다른 국가나 지역으로 점차 확산되기 시작한다면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기업에 실제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결국 모두의 AI 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중장기 성장세를 이끌어 갈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2일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망 보고서를 내고 “빅테크와 클라우드 기업뿐 아니라 각국 정부도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핵심 수요처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특히 공공서비스와 금융, 의료 등 업무에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데이터 주권과 개인정보 보호, 보안 등의 필요성이 높아져 소버린 AI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PwC는 이러한 흐름이 세계 각국의 소버린 AI 구축 경쟁으로 이어져 투자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데이터센터 누적 투자액이 2050년까지 31조6천억 달러(약 4경2255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이어졌다. 다만 인공지능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면 투자 규모는 50조 달러(약 6경6855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됐다.
PwC는 “서버와 반도체 등 핵심 장비가 4~6년마다 교체돼야 하는 만큼 AI 인프라 투자는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장기간 반복되는 투자 사이클을 형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