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폴리실리콘 견제'에도 한화솔루션 OCI홀딩스 안심 일러, 관세 정책 뒤바뀔지 촉각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폴리실리콘 파생 제품에 수입 관세를 매기는 포고령에 서명한 뒤 문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태양광 설비의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 파생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 산업을 육성하려 하지만 기대하는 정책 효과를 거둘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시절 태양광 관련 일부 제품에 관세를 면제했다가 돌연 이를 철회했던 일을 비롯해 관세 정책이 자주 변해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나 OCI홀딩스 등 한국 태양광 기업은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6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부의 폴리실리콘 관련 관세를 다룬 논평에서 “중국 외 경쟁사가 생존하려면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미국 정부의 이번 관세 인상은 그렇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폴리실리콘 파생 제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령에 서명했다. 폴리실리콘 최저 수입 가격도 1㎏당 21달러로 정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출발점이 되는 초고순도 실리콘이다. 제조업체는 폴리실리콘을 녹여 얇은 실리콘 웨이퍼로 가공한 뒤, 이를 태양 전지(셀)로 만들어 최종 패널로 조립한다. 이 외에 폴리실리콘은 반도체 제조에도 쓰인다. 

이번 관세 포고령은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견제를 노렸다는 분석이 많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2024년 기준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9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점유율은 2005년 50%에서 2024년 2%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미국 태양광 산업에서는 저가 수입품을 앞세운 중국 제품 비중이 높았는데 이를 막고 미국 내 생산 기반과 비중국 공급망을 육성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포고령은 오는 12월4일 미국 동부 시각 기준 오전 0시1분에 발효하는데 시행 이후에도 안정적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논평이 나온 것이다. 

과거에도 미국 정부는 관세 정책이 왔다갔다하며 관련 업계의 혼란을 부른 사례가 다수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정부는 2019년 6월 발전 효율이 높은 양면형 태양광 패널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다가 같은 해 10월 면제를 철회하며 업계 혼란을 키웠다. 

당시 시장에서는 미국 제조사에 수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지만 정책이 갑작스럽게 뒤집히면서 태양광 관련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중국 폴리실리콘 견제'에도 한화솔루션 OCI홀딩스 안심 일러, 관세 정책 뒤바뀔지 촉각

▲ 한 작업자가 2025년 4월16일 믹구 오하이오주 레이크우드의 한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CNBC는 트럼프 1기 정부에서 태양광 패널 관세 정책이 바뀐 소식을 다룬 2019년도 기사에서 “이러한 새로운 관세가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가들의 경고를 전했다. 

올해도 관세 정책을 둘러싼 변동은 여러 차례 있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20일 트럼프 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2025년 4월10일 각국에 부과했던 상호 관세가 대통령 권한을 넘어섰다며 무효 판단을 내린 일이 대표적이다. 

관세 부과 방식을 바꾼 사례도 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4월2일 철강과 알루미늄 및 구리 함량이 높은 파생 제품에 판매가 기준 25%의 관세를 일률 부과하기로 했다. 10개월 전인 2025년 6월4일 완제품에 함유된 철강 가치를 기준으로 50% 관세를 도입했는데 또다시 방식을 바꿨다. 

이렇듯 손바닥 뒤집듯 관세 정책이 바뀌다 보니 폴리실리콘 관련 업계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 내 폴리실리콘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관세 부과로 태양광 관련 업체에 오히려 비용만 늘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닛케이아시아는 6일 발표된 관세 정책을 다룬 기사에서 “일부 태양광 업체는 폴리실리콘 및 그 파생 제품에 관세 부과가 태양광 발전소 건설 비용과 가전제품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불만을 제기한다”고 보도했다. 

결국 이번 폴리실리콘 파생 제품 관세가 기존 목표대로 중국 견제에 성공하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및 OCI홀딩스 등 자국 생산 및 비중국 공급망 업체를 보호할지 아니면 업계 혼란만 키울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고개를 든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조지아주 카터슨빌에 태양광 잉곳과 웨이퍼 및 모듈에 셀까지 생산하는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OCI홀딩스는 자회사 OCI테라서스를 통해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비중국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말레이시아에서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OCI는 미국이 추후 방침을 바꿔 관세를 부과한다면 위태로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