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추석 이후 전면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가 안정된 '고정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은 늘어나는 인건비에 따른 수주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사측은 최근 2025년 임협 타결안보다 보상 규모가 33% 늘어난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는 향후 불황에도 안정적으로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며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 등 이른바 ‘고정급 인상’을 요구하며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중국 조선 업계와의 수주 점유율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급 인상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인건비 상승에 따라 수주 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노사 협상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이사 부회장의 셈법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21일 HD현대중공업과 노동조합 취재를 종합하면 추석 이전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 마련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노사는 지난 6월2일 상견례 이후 24차례 교섭을 진행했으나, 주요 쟁점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며 지난 9월18일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
노조는 그동안 사업장 내 부분파업 방식으로 진행해왔던 투쟁 수위를 추석 이후 전면 파업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지난 18일 결렬 선언 후 "추석 전 타결은 물 건너갔다. 단체행동 수위도, 전선도 달라진다"며 "부분파업을 넘어 생산에 실질적 타격을 주는 전면투쟁으로 간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 3사의 노조가 모인 조선업종 노조연대가 추석 이후 공동파업을 예고하는 등 조선소 현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약 3년 안팎의 일감을 확보해 둔 상황에서 100% 가동률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파업이 진행된다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호황의 성과를 고정급 인상 형태로 배분하느냐, 일시적 격려금 형태로 배분하느냐를 두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조 측은 일시 지급되는 격려금보다 향후 조선업 불황기에도 안정적으로 유지될 고정급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측은 최근 3차 제시안으로 △기본급 11만 원 인상(호봉승급분 4만7천 원 포함) △격려금 1000만 원+기본급의 200% △상품권 50만 원 지급 등을 제시했다. 사측 교섭위원은 이는 지난해보다 약 33%(1인당 평균 보상금액 기준) 늘어난 4000여만 원의 보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교섭 결렬의 이유는 분명하다"며 "부족한 고정급은 그대로이고,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임금체계를 만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노조는 요구안으로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포인트 인상 △영업이익의 30% 성과 배분 △HD현대미포 노조와의 통합 임금·복지체계 마련 등을 제시했다.
HD현대중공업 사측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회사는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기 위해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다.
▲ 중국 조선업계가 저임금 인력, 낮은 원자재 가격 등으로 한국 조선 업계와의 선박 수주 점유율 격차를 계속 늘리고 있다. 2022년 16%포인트 수준이었던 한중 조선 수주 점유율 격차는 2026년 상반기 60%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조선 업계의 호황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국 조선 업계와의 수주 점유율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은 장기 수주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중공업의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인건비는 1조501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2.6% 증가했다.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상반기 8.6%에서 2025년 상반기 9.7%, 2026년 상반기 10.2%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한국 조선 업계의 올해 1~8월 신조 선박 수주량은 총 938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점유율은 16%다.
이에 비해 중국 조선 업계는 수주량은 4539만CGT, 수주점유율 76%를 기록했다. 양국 간 수주 점유율 격차는 2022년(1~8월) 16%포인트에서 2026년 60%포인트로 대폭 벌어졌다.
이은창 한국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지난 2025년 12월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중국은 풍부한 저임금 인력과 낮은 원자재 가격에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생산 역량을 확대하며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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