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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엔비디아·구글 등 세계적 인공지능(AI)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AI 경쟁력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가 국내 최초로 독자 생산한 자동차 ‘포니’를 내놓은 지 50년이 지난 지금, 정 회장은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 AI' 선두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피지컬 AI란 가상환경뿐 아니라 자율주행, 스마트 팩토리, 로보틱스 등 실제 환경에서 센서 등 하드웨어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적으로 작업 의사를 결정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말한다.
정 회장이 엔비디아·구글 등 세계적 인공지능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관련 분야 개발 속도를 높여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한 발 앞서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5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정 회장이 자동차 제조뿐 아니라 AI와 로봇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는 ‘현대차 2.0’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1967년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정세영 회장이 현대모타주식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미국 포드 모터컴퍼니와 기술제휴를 체결해 라이선스 생산을 하는 것으로 자동차를 처음 내놨고, 1976년 1월에는 한국 자동차 개발 사상 최초로 독자 생산한 포니를 출시했다. 포니는 현재도 현대차 본사 로비에 전시돼 있을 정도로 현대차그룹에 의미 있는 모델로 꼽힌다.
정의선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현대차를 이끌 때는 품질경영을 강조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이후 현대차그룹은 도요타, 폴크스바겐 그룹에 이어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 기업으로 성장했고, 현대차가 포니를 생산한 지 50주년을 맞은 올해 자동차 제조사에서 AI 모빌리티 기업으로 대전환하는 작업에 본격 나서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6월8일 서울 서초구 현대차 양재 사옥 앞에서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와 AI 기술 고도화를 목표로 계열사들이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지만, 자동차 제조를 주로 해오던 기업이다보니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사이 설립 당시부터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중심차에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펼친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뿐만 아니라 중국 전기차 제조사들까지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자율주행 기술 내재화까지 공백을 엔비디아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으로 메운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올해 나올 플래그십 세단 G90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에 엔비디아의 레벨2+ 자율주행 기술을 최초 탑재한다.
현대차그룹이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기술은 2028년경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번에 탑재하는 자율주행 기술은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이페리온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페리온은 고성능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센서, 카메라 등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하드웨어를 묶은 표준 설계구조다.
차세대 인공지능칩 ‘엔비디아 블랙웰’ 기반의 새로운 인공지능 팩토리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로부터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 5만 장을 공급받기로 한 상황이다.
현대차그룹과 엔비디아는 30억 달러(4조2681억 원)를 투자해 피지컬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 개발을 이어갈 방침이다.
구글과는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협력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로봇 기업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다.
정 회장은 구글 딥마인드와 협력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자율성 고도화를 위한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구글은 지난 7월30일 피지컬 AI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인 ‘제미나이 로보틱스2’를 공개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제미나이 로보틱스2가 아틀라스의 지능과 자율성을 높이는 데 활용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