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CXMT 상장 흥행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 '가속', 실제 경쟁력은 의견 엇갈려

▲ 중국 CXMT 주가가 상장 첫 주에 6배 이상으로 상승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더욱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 경쟁력 및 기술 잠재력을 두고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린다. 중국 CXMT 메모리반도체 전시장 홍보용 사진. < CXMT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가 상장하며 기업가치 측면에서 돋보였지만 중장기 경쟁력을 두고 증권가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분명한 기술 격차를 통해 선두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반면 중국의 잠재력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CXMT ‘대박 상장’에 증권가 의견 교차,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변수

블룸버그는 3일 “CXMT를 바라보는 증권가 전문가들의 의견은 아시아 증시에 상장된 모든 대형 종목을 통틀어 가장 크게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CXMT는 지난 7월27일 중국 상하이 증시에 상장했다. 첫 일주일 동안 주가 상승폭이 523%에 이르면서 단숨에 중국 본토에 상장된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블룸버그의 집계 시점 기준(지난달 31일)으로 시가총액은 3조5400억 위안(약 750조 원)에 이른다.

다만 블룸버그는 증권사들의 CXMT 시가총액 전망치가 최대 1조1천억 달러(약 1573조 원)에서 1600억 달러(약 229조 원) 사이로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고 전했다.

CXMT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지를 두고 증권사들의 관측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을 앞세우는 증권사 전문가들은 CXMT가 중국의 반도체 및 첨단기술 자급체제 구축 정책에 힘입어 세계 D램 시장에서 주류 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바라본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D램 시장을 수십 년 동안 주도하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CXMT의 성장이 큰 변수로 등장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투자기관 볼드웰스파트너스의 제이슨 르미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CXMT가 시장에서 여전히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수십 년에 걸쳐 구축된 D램 시장의 법칙이 바뀔 수도 있다”고 전했다.
 
중국 CXMT 상장 흥행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 '가속', 실제 경쟁력은 의견 엇갈려

▲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홍보용 이미지. <연합뉴스>

◆ CXMT 기술력 여전히 상위 기업에 밀려, 격차 축소 가능성은 여전

전문가들은 CXMT의 기술 경쟁력이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데 대체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D램과 같은 메모리반도체 시장 특성상 새로운 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영향력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기존 주요 제조사들에 가격 경쟁을 비롯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기관 베어링스의 로버트 리 아시아태평양 투자전략 총괄은 “중국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낮은 수준이고 기술도 상위 경쟁사보다 2~3세대 정도 뒤처지고 있다”며 “그러나 격차는 분명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중국이 더 나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성능 향상에 필수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성과를 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고대역폭 메모리는 CXMT의 자체 기술력뿐 아니라 극자외선(EUV) 기반의 첨단 반도체 장비가 생산에 필요해 중국 반도체 업계의 약점으로 남아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정부가 첨단기술 수출 규제를 통해 중국이 EUV 장비를 수입할 수 없도록 막았기 때문이다.

다만 투자기관 애버딘인베스트먼트의 부시 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우회적 방식을 활용해 EUV 장비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며 “CXMT가 D램 시장에서 빠르게 발전한 것처럼 HBM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경제전문지 포춘은 바르보라 발로츠코바 싱가포르 리콴유 공공정책대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선도 기업들을 확실히 따라잡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 시장 성장으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시장이 왜곡되고 있는 만큼 중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중국 CXMT 상장 흥행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추격 '가속', 실제 경쟁력은 의견 엇갈려

▲ CXMT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과 경쟁력을 두고 증권가에서 여러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그래픽 챗GPT 제작>

◆ 글로벌 고객사 수요 확보에도 약점, 정치적 리스크와 원가 경쟁력이 원인

CXMT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확실한 주류 기업으로 거듭날지는 결국 글로벌 고객사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D램 출하량이 늘어나고 기술이 발전해도 중국 내수기업 이외로 고객사 기반을 넓히지 못한다면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정면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포춘에 따르면 발로츠코바 연구원은 특히 미국에서 정치적 리스크를 고려한다면 중국 기업의 메모리반도체를 사들이는 일은 제한적일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CXMT의 D램 구매를 검토하자 미국 의회 의원들이 이러한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며 막은 사례가 대표적으로 지목됐다.

싱가포르 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의 콩 투안 유엔 연구원도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은 CXMT를 주요 협력사 가운데 하나로 포함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CXMT와 같은 중국 기업의 메모리반도체는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 이외에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시장 조사기관 퓨처럼은 단가 측면에서의 약점도 언급했다. CXMT의 반도체 생산 원가가 상위 경쟁사들보다 높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롤프 벌크 퓨처럼 리서치 총괄은 미국 CNBC에 “대부분의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주요 공급사로 선택할 것”이라며 “CXMT는 메모리반도체를 생산할 때 20~30% 높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설비 투자 효과가 반영돼 생산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중국 기업의 메모리반도체는 고객사를 확보하기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도 나온다.

그러나 포춘은 “CXMT의 주가 급등에 시장의 해석은 아직 엇갈리고 있다”며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일시적으로만 기회를 얻었다는 시각과 글로벌 인공지능 공급망에서 중국의 위상이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시각이 충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