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7%대로 올라서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기업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가계대출 부실 위험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란 전쟁 장기화로 금리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관리 역량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금리 7% 시대에 가계 연체율 '경고등', 시중은행 건전성 시그널 예의주시

▲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 최대금리가 연 7%대로 올라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연체율 관리가 한층 중요해졌다는 시선이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2026년 2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치는 0.35%로 나타났다. 2025년 12월 말(0.30%)과 비교해 두 달 사이 연체율이 0.05%포인트 뛰었다.

지난해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는 동안에도 가계대출 연체율은 0.3% 안팎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돼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도 매월 0.02~0.03%포인트씩 오르고 있다.

최근 대출금리 상승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가계대출 연체율이 더 높아질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고정금리 연 4.410~7.010%로 나타났다. 2022년 10월 뒤 3년5개월여 만에 주담대 혼합형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섰다.

은행이 자금마련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인 은행채 금리가 최근 한 달 사이 3.572%에서 4.119%까지 오르면서 대출금리에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2022년 10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를 넘어섰던 당시에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약 0.18% 수준에서 6~7개월 사이 0.29% 안팎으로 상승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시차를 두고 연체율에 반영되면서 몇 개월 사이 연체율이 0.1%포인트 넘게 높아진 것이다.

이란전쟁 확전 가능성에 고유가 상태가 지속되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통상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중앙은행은 시장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거나 인하 시점을 늦추게 된다. 이는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은행의 대출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올해 2분기 안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바라봤다. 이에 한국은행이 이르면 5월 늦어도 8월에는 경제 성장률 및 물가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란 사태에 따른 유가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약 0.2~0.4%포인트 상승시킬 것으로 보이고 에너지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 특성상 미국보다 물가 전이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바라봤다.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기에 경기둔화까지 겹친다면 가계대출 역시 신용대출부터 시작해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더해 정부는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펼치면서 가계대출을 더욱 조이고 있다. 은행들로서는 주담대 금리를 낮출 유인이 크지 않은 셈이다.
 
은행권은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같은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해 상환능력을 검증하고 있는 만큼 건전성 위험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 금리 7% 시대에 가계 연체율 '경고등', 시중은행 건전성 시그널 예의주시

▲ 이란전쟁 등 영향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다. 


다만 상승 흐름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5대 은행의 올해 2월 말 기준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 평균은 0.46%로 지난해 말보다 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원화 대출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비율은 0.40%로 0.06%포인트 상승했다.

전반적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가계대출 연체율은 보통 0.2~0.3% 수준에서 관리되면 안정적인데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연체율이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상치 못한 대내외 변수가 계속되면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모든 은행들이 건전성 지표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