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란 전쟁으로 나프타(납사) 수급 불안이 커지자 정부가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섰다.

산업통상부는 27일 '나프타 수출제한 및 수급 안정을 위한 규정'을 관보에 고시하고 이날 자정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우선 5개월 동안 한시 적용된다.
 
정부 나프타 전면 수출 금지, 5개월 동안 내수로 전환

▲ 26일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 현장. <연합뉴스> 


이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된 모든 나프타의 수출이 즉시 금지되고, 기존 수출 계약 물량은 모두 국내 수요처로 전환 공급된다. 예외적으로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때만 수출이 가능하다.

원유를 정제해 만드는 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필수 기초 원료로 쓰여 '산업의 쌀'로 불린다. 이를 통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해 플라스틱, 섬유, 고무, 포장재, 비닐 등 다양한 산업의 출발점이 되고 반도체, 자동차 등 산업에도 사용된다.

한국은 국내 나프타 수요의 4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가운데 중동산 수입 비중이 77%에 이른다.

고시에 따라 나프타 사업자(정유사)와 나프타 활용 사업자(석유화학사)는 매일 나프타 생산·도입·사용·판매·재고 등 관련 사항을 산업부에 보고해야 한다.

산업부 장관은 정유사에게 특정 석화사에 나프타를 공급하도록 생산 명령을 내릴 수도 있다.

나프타 매점매석도 금지된다. 나프타 사업자의 주간 반출 비율(반출량/생산량)이 전년도 전체 기간과 비교해 20% 이상 줄어드는 경우 산업부 장관이 합리적 사유가 있는지 따져본 뒤 판매·재고 조정 등을 명령할 수 있다. 

나프타의 대체 수입도 지원한다. 나프타 취급기업 지원을 위한 공급망기금 저리융자 및 필요 시 수입 신용장 한도도 늘린다.

앞서 정부는 중동전쟁 직후부터 무역보험 지원과 대체수입선 확보 지원 등 기업 애로를 긴급 지원해 왔다.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지정해 공급망 기금을 통한 저리 융자 등 금융지원에도 나섰다.

정부의 규정을 따르지 않을 경우 석유사업법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될 수도 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나프타는 대한민국 산업을 지탱하는 기초 원료인 만큼 정부는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국외 도입 지원 등 물량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정부는 보건의료, 핵심 산업, 생활필수품 생산에 영향이 없도록 나프타를 최우선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